비욘드 더샘 홀리카홀리카 등 '3세대 브랜드숍'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브랜드숍 화장품 대전'이 예고되고 있다. 2003년부터 국내 화장품 시장에 '저가 화장품'으로 브랜드숍 채널을 개척한 미샤 더페이스샵 스킨푸드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 등 '1세대',2006년 이후 잇츠스킨 토니모리 등 '2세대'에 이은 3세대에 중견 업체는 물론 대기업도 뛰어들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인수한 더페이스샵에 이어 새 브랜드숍으로 '비욘드'를 선택했다. 2005년 선보인 친환경 컨셉트의 비욘드는 보디케어 제품을 중심으로 대형마트에서 연간 40%씩 성장,지난해 520억원의 매출을 올린 브랜드.이 회사는 연내 이를 브랜드숍으로 전환,본격적으로 가두점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위 브랜드숍 화장품인 더페이스샵의 영업팀장을 포함한 5명의 비욘드 태스크포스를 만들었으며,지난달 서울 이태원 더페이스샵 매장 한쪽에 비욘드 테스트 매장을 선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관리할 수 있는 제품을 파는 브랜드숍 형태를 갖추기 위해 현재 200여개 품목인 제품을 세 배가량 확대하는 작업에 들어갔다"며 "친환경을 내세운 백화점 브랜드 '록시땅 · 키엘 · 오리진스'보다 30~40% 정도 저렴한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중견 화장품기업인 한국화장품은 다음 달 서울 명동에 '더샘' 1호 매장을 열고 브랜드숍 사업에 뛰어든다. 한국화장품의 자회사인 더샘 관계자는 "기존 브랜드숍 제품과는 차별화된 컨셉트와 한국화장품이 지닌 화장품 제조 노하우를 접목해 틈새 브랜드숍 시장을 파고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풍부한 시장 경험을 지닌 더페이스샵 브랜드 매니저 출신을 영입했다.

앞서 엔프라니는 지난 3월 색조전문 브랜드숍 '홀리카홀리카' 1호점을 명동에 열었다.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고객층인 10대 후반~20대 초반을 겨냥,현재 13개인 매장을 연말까지 50개로 늘려 올해 11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더페이스샵 창립 멤버들이 선보인 '네이처리퍼블릭'으로부터 '3세대' 브랜드숍 시대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3세대 브랜드숍은 이미 화장품 시장에 대한 경험이 있는 업체들이 선보인 것인 만큼 확고한 제품력으로 소비자를 공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 1세대 브랜드숍으로 선점효과를 누리는 더페이스샵은 800여개 매장에서 연간 25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2세대들은 기존 업체의 영업력에 눌려 주춤했지만 공격적인 마케팅과 차별화된 제품을 내세워 최근 외형 성장을 꾀하고 있다. 화장품 용기업체(태성산업)의 자회사인 '토니모리'는 독특한 디자인의 아이디어 상품을 내놔 지난해 100개 매장에서 4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국내 브랜드숍 화장품 시장 규모는 작년보다 17%가량 늘어난 1조7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전체 화장품 시장의 20%를 차지하는 막강한 화장품 유통채널로 자리잡았다.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브랜드숍의 큰 장점은 경제적인 부담없이 언제든지 구매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이라며 "올 하반기에 차별화된 제품력과 브랜드 전략 등을 앞세운 20여개 브랜드숍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