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점포] '라푸마' 롯데 본점‥올리고 묶고 메고 씌워주니…"친절한 영자씨 또 찾게 되네"
"고객님,이 모델이 마음에 드시나요? 보는 것과 달리 입어보면 몸의 라인을 살려주는 건 물론 신축성도 좋아 이렇게 움직여도 편해요. "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6층의 LG패션 '라푸마' 아웃도어 매장은 12명의 '마네킹'을 보유하고 있었다. 매장 입구에서 해당 시즌 주력 상품을 입힌 4개의 마네킹과 8명의 판매직원들이다. 훤칠한 키에 모델 같은 몸매를 지닌 '움직이는 마네킹'들은 고객을 1 대 1로 상대하면서 원하는 제품을 직접 입어 보여준다. 아웃도어 제품은 보는 것과 직접 입고 느끼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직원들이 착용해 보여주면 고객들이 입어보고 싶어하고,이는 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게 정영자 매장 매니저(점주 · 40)의 설명이다.

'라푸마' 롯데본점은 전국 150여개 라푸마 매장 가운데 1등 점포로 꼽힌다. 정 매니저가 2006년 5월 인수해 첫해 매출 10억원을 올린 데 이어 작년에는 이보다 2.5배 늘어난 26억원을 기록,전국 1위로 올라섰다. 지난 1년 동안 영업면적 66㎡(20여평)에서 올린 한 달 평균 매출은 롯데본점의 9개 아웃도어 브랜드 가운데 3위이지만,매장 규모가 노스페이스나 코오롱스포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순수 영업면적 3.3㎡당 총매출은 1위다.

이 매장의 성공요인은 정 매니저의 고객관리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고객님,다음번에도 친절한 영자씨를 찾아주세요. " 그는 고객들에게 '영자'란 친근한 이미지의 이름을 각인시키면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

그는 2개의 수첩을 항상 갖고 다닌다. 수첩 하나에는 지난 4년간 연월별 매출과 목표치,경쟁사 매출,연간 고객관리 계획이 들어있다. 다른 하나엔 고객 명단과 함께 고객 취향,구입 현황 등이 모두 손글씨로 깔끔하게 정리돼 있다.

정 매니저는 "손으로 직접 쓰면서 정리해 두면 고객에 대한 정보를 쉽게 외울 수 있다"며 "출퇴근길마다 보면서 해당 고객에게 맞는 제품이 들어오면 바로 연락한다"고 말했다.

정 매니저의 영업 노하우는 '4고'(올리고,묶고,메고,쓰고)로 요약된다. 고객에게 재킷을 입혀 지퍼를 목까지 올려주고,등산화는 발목까지 끈을 묶어주고,베낭은 메어주고,모자를 씌워주면 고객 10명 가운데 8명은 제품을 구입한다고 그는 소개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