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 9일 기준금리를 연 2.0%에서 2.25%로 올렸다. 이에 따라 은행 및 저축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인상폭은 0.1~0.3%포인트로 미미하다. 은행들은 한은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리면 예금금리도 추가 인상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일단 만기가 짧은 금융상품에 돈을 넣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권하고 있다. 단기예치에 적합한 은행상품을 알아봤다.

◆금리변동주기를 정하는 회전식 예금

회전식 예금이란 금리 변동 주기를 고객이 직접 고를 수 있는 상품을 말한다. 예를 들어 회전주기를 3개월 단위로 설정해 놓고 이달 15일 상품 가입을 하면 10월15일까지는 현재 금리가 적용된다. 3개월이 지난 10월16일부터는 해당 시점의 금리로 변경된다. 변경된 금리는 내년 1월15일까지 적용받는다. 금리 하락기에는 3개월 후 이자가 줄어들 수 있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3개월 후 금리가 오를 확률이 높기 때문에 각광받고 있다.

국민은행 '수퍼정기예금'은 만기가 1~3년이며 1~6개월 단위로 회전주기를 설정할 수 있다. 15일 현재 금리는 회전주기를 1개월 단위로 설정할 때 최고 연 2.3%,3개월 연 2.75%,6개월 연 3.0% 등이다. 은행 측은 "만기 때 매번 창구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자동 재예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편리한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키위정기예금'은 1~12개월 단위로 회전주기를 정할 수 있다. 만기는 1~3년이다. 1개월(연 2.1%) 3개월(연 2.6%) 6개월(연 2.9%) 12개월(연 3.75%) 단위로 회전주기를 정할 수 있다. 우리은행 거래실적에 따라 적립되는 멤버스포인트를 정기예금 가입금액의 최대 1%까지 현금처럼 사용해 원금에 합산할 수 있다. 이 제도를 이용하면 가입금액을 최대 2%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기간 따라 금리 높아지는 계단식 예금

계단식 예금은 회전식 예금을 업그레이드한 상품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금리가 내려갈 수 있는 회전식 예금과 달리 계단식 예금은 3개월마다 자동으로 금리가 오르도록 설계됐다.

하나은행의 '3 · 6 · 9 정기예금'은 3개월까지 예치하면 연 2.7%,6개월까지는 연 2.8%,9개월까지는 연 2.9%의 이자를 지급한다. 1년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3000만원 미만이면 연 3.3%가 적용된다. 3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이면 연 3.5%,1억원 이상이면 연 3.5%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스텝업 예금'은 3개월간 예치하면 연 2.6%,6개월간 연 2.75%,9개월간 연 3.03%,1년간 유지하면 연 3.9%의 이자를 각각 받는다.

김현규 하나은행 삼성역골드클럽 PB팀장은 "금리인상을 예상해 무조건 만기를 짧게 가져가는 것은 좋지 않을 수 있다"며 "3개월 예금 금리가 연 3%이고 6개월 금리가 연 3.5%라고 가정하면 앞으로 6개월 내 시장금리가 0.5%포인트 이상 상승하지 않는 한 6개월짜리 예금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예금금리 인상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인상됨에 따라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다. 기업은행은 16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0.1~0.3%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1인당 3000만원 한도로 가입할 수 있는 '서민섬김통장'의 경우 1년 정기예금 금리가 연 4.3%,3년 정기예금 금리가 연 5.3%로 높아진다. 일반 정기예금 1년제 금리도 연 3.68%에서 연 3.85%로 인상했다.

외환은행도 예금금리를 기간별로 0.1~0.25%포인트 인상했다. 3개월 만기 예금 금리는 연 1.90%에서 연 2.05%로,1년 만기 예금은 연 2.50%에서 연 2.75%로 인상했다.

하나은행도 연 3.5%인 1년 정기예금에 대해 이번 주 금리 인상시기와 인상폭을 확정한 뒤 다음 주쯤 시행할 예정이다. 국민은행도 시장상황을 지켜보면서 금리인상 시기와 인상폭을 저울질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미 지난주 연 3.8%였던 1년 정기예금 금리를 지난 12일부터 연 3.85%로 올렸다.

이태훈/정재형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