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경제가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싱가포르 경제는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마이너스 1.3% 성장했지만 제약과 카지노 등 새로운 성장엔진이 탄력을 받으면서 올해 15%까지 성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싱가포르 통상산업부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3% 성장했다고 14일 발표했다. 1분기 성장률(16.9%)은 물론 다우존스 전망치(16.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1975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정부는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7~9%에서 13~15%까지 대폭 높여 잡았다. 이는 외국계 투자은행의 중국 성장률 전망치(10%)도 웃도는 것으로,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싱가포르 2분기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경우 26%에 달했다.

싱가포르의 고성장은 올 들어 바이오의학과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이 45.5% 성장할 만큼 호조를 보인데다 최근 카지노 두 곳이 신규 개장하며 관광 산업까지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했다.

전자제품 수출에 집중돼 있던 성장동력 구조를 제약 등으로 다변화한 노력이 성과를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제약부문의 지난 3~5월 생산량은 매달 2배가량 늘어났다. 지난 2월과 4월에 잇따라 문을 연 카지노도 중국인 관광객 유치 덕에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의 서비스산업 외자유치도 고성장 배경이다. 헨더슨글로벌인베스터의 만라즈 세콘 글로벌주식팀장은 "싱가포르는 자국만의 독특한 성장모델을 성공적으로 완성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싱가포르 증시가 올 들어 중국이나 대만,일본,호주 등을 앞지르고 있는 것도 성장모델 변화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