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에 갖혀 있던 증시가 전고점을 돌파해 축제 분위기인데도 한켠에서 한숨을 쉬는 사람들이 있다. 상승장에서 소외된 통신 철강 보험 자동차 인터넷 등의 업종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이다. 그간 많이 오른데 따른 차익매물 보다는 향후 전망이 부정적인 게 부진의 주된 이유로 꼽히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1.32% 상승하며 전고점(1757.76)을 돌파한 14일 통신주는 오히려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통신사들의 요금경쟁이 더욱 가열돼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이날 업계 최초로 무선데이터 무제한 서비스와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도입을 뼈대로 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내놨다. 이로 인해 SK텔레콤은 이날 2.45% 하락했고, KT는 3% 넘게 급락했다. 통신업종 지수는 2.1% 하락, 지수가 떨어질때 수익이 나는 인버스ETF(상장지수펀드)보다도 낙폭이 컸다.

여기에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와 합병을 하지 않겠다고 재차 밝히면서 독자생존의 길로 내몰린 SK브로드밴드까지 7.4% 급락했다.

전날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는 좋은 실적을 발표한 포스코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포스코는 이날 2.3% 하락했다. 지난 2분기 실적은 좋았지만, 하반기 실적 전망이 밝지 않아서다. 증시 전문가들은 포스코가 제시한 올해 가이던스(실적 목표액)를 바탕으로 하반기 실적 개선은 상반기보다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인상의 수혜주로 꼽히는 보험주는 오히려 금리인상 발표 이후 뒷걸음질치는 모습이다. 이날도 대한생명이 2.5%나 떨어졌고 동양생명보험(-1.16%) 삼성생명(-0.47%) 등도 약세를 보였다.

이밖에 최근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기존 주도주 자리를 내 준 현대차(-0.72%) 기아차(-0.78%) 등 자동차주와 비수기인 2분기 실적 발표가 앞 둔 NHN(-0.26%) 다음(-1.19%) SK컴즈(-1.77%) 등 인터넷주도 상승장에서 소외된 모습이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이사는 "강세장에서는 업종별로 순환매 양상을 보이는 만큼 며칠 소외됐다고 섣불리 팔기 보다는 여유를 갖고 지켜보는 것도 좋아 보인다"며 "금리인상 발표에 건설주가 크게 빠졌다가 최근 반등하고 있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