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한 공부방에서 출발해 매출 1조원대 교육기업을 일군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이 자신의 경영노하우를 후학에게 전수하기 위해 12일 자서전을 출간했다.

'배움을 경영하라'는 제목의 자서전에는 '학습지 시장'이라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하는 등 교육기업을 일군 경험과 세계배드민턴연맹 회장으로 민간 외교에 앞장서 온 그의 인생과 경영 철학이 담겨 있다.

1975년 스물다섯 나이에 아버지를 여읜 강 회장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창업을 결심하고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 13.2㎡(4평) 남짓한 공간에서 공부방 '종암교실'을 열었다. 입소문을 타고 회원이 급증하면서 1977년에는 강남지역으로 사무실을 확장 이전할 만큼 급성장했다. 그러나 1980년에 발표된 과외금지조치로 회원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직원들을 내보내야 했다. 오랜 고민 끝에 강 회장은 '1 대 1 방문교육'이라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해 학습지 시장을 개척했다.

이후 4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며 탄탄대로를 걷던 강 회장은 일본 교육기업 구몬과의 상표 분쟁으로 브랜드명 교체라는 엄청난 모험을 감행했고,새롭게 도입한 '눈높이' 브랜드는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춰 가르친다는 의미가 부각되면서 한국 산업의 브랜드 파워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대교그룹은 학습지 업체 ㈜대교를 주력으로 대교D&S(건설),강원심층수 등 8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강 회장은 "절망의 늪에 빠져 있던 젊은 시절,가진 것이라곤 배움에 대한 믿음밖에 없었다"며 '배움'이 그를 성공으로 이끈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자서전 제목을 '배움을 경영하라'로 단 것도 이 때문이다. 회사를 경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배우는 것도 체계적으로 '경영'해야 한다는 의미다. 강 회장은 "시련과 실패 속에서 더 크게 성공하는 비결은 '배움형 인간'이 되는 것"이라며 "성공에서도 배우고 실패에서도 배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대교그룹이 올해 한국회계학회로부터 '2010 투명회계대상'을 수상한 것도 강 회장이 배움을 통해 '경영 개혁'에 더욱 몰두한 결과로 풀이된다. 2005년 세계배드민턴연맹 회장으로 취임한 강 회장은 당시 연맹이 불투명하게 운영되는 것을 파악하고 바로 잡으려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연맹의 기득권 세력과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지난해 연맹 회장에 재선출되면서 그의 '정도경영'이 인정받았다. 강 회장이 대교그룹의 투명성 강화에 더욱 노력한 것도 연맹 회장으로서 경험이 녹아 있다는 평가다.

강 회장이 강조하는 배움은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배움'이다. 남들이 전혀 상상하지 못하는 장소와 시간에서도 배움을 찾아내야 인생의 성공과 행복을 움켜쥘 수 있다는 것이다. 건국대 농화학과를 졸업한 이후 연세대 교육행정학 석사학위를 받고 서울대 최고경영자 과정,고려대 정책대학원 노사관계 과정,한국과학기술원 최고정보경영자 과정 등에서 학습한 그의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강 회장은 "나는 끊임없이 배운다. 배움을 멈추지 않는다면 내 가능성도 끝이 없기 때문"이라며 "성공하고 싶다면 '배움형 인간'이 돼라"고 조언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