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 기업들이 잇따라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관심을 끌고 있다. 올 들어 생보사 등 '대어급' 상장 이후 공모시장이 주춤거리고 있지만 녹색성장 기업들은 다른 공모주와 달리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태양광업체 웅진에너지가 지난주 증시에 입성한 이후 급등세를 타면서 녹색성장 IPO주들이 조명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풍력발전 관련 업체 '씨에스윈드'가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된 동국S&C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풍력타워 제조업체다. 세계 최대의 풍력발전기 업체 베스타 등에 납품하며 중국 베트남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씨에스윈드는 지난해(개별기준) 매출 1448억원,순이익 248억원의 실적을 올려 규모도 적지 않다. 특히 2008년 초 골드만삭스로부터 5000만달러를 유치해 주목을 받았다. 골드만삭스는 씨에스윈드의 2대주주로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씨에스윈드 관계자는 "늘어나는 물량을 맞추기 위해 미국 동유럽 등지에 추가로 공장을 지을 예정"이라며 "풍력발전 사업을 수직계열화해 회사를 더 성장시킨 후 2012년께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씨에스윈드는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과 상장 주관계약을 맺고 있다.

2차전지 후공정 장비업체인 '피앤이솔루션'은 올해 상장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 회사는 리튬전지 포메이션 장비를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LG화학 삼성SDI 등에 납품하고 있다. 또 전기자동차 충 · 방전시스템과 전장품(BMS) 등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 219억원,순이익 24억원을 올렸다. 피앤이솔루션 관계자는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6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내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발광다이오드(LED) 기판 핵심소재인 사파이어 잉곳을 만드는 '사파이어테크놀로지'도 연내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사파이어 잉곳은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국내에선 사파이어테크놀로지와 '아즈텍'(비상장) 정도가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지난 6월 국내 최초로 6인치 사파이어 단결정 개발에 성공했다.

나노공학(NT)을 이용한 신소재 개발업체 '나노신소재'도 하반기 상장을 추진한다. 이 회사는 나노공학을 통해 반도체 디스플레이부품 태양전지 등의 수명을 늘리고 에너지 효율을 높여주는 신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작년 실적은 매출 199억원,순이익 46억원이었다. 사파이어테크놀로지와 나노신소재의 주관은 한국투자증권이 맡고 있다.

HMC투자증권이 상장을 주관하고 있는 '대정화금'도 에너지 소재를 개발하는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어 녹색성장기업으로 분류된다. 이 회사는 시약 제조 · 유통업체지만 자회사인 대정이엠은 리튬을 비롯한 화합물을 이용해 자동차 · 휴대폰용 2차전지에 쓰이는 리튬 양극화물질과 연료전지 전해질을 비롯해 태양전지 제조과정에 쓰이는 티타늄다이옥사이드(TiO2)와 산화아연(ZnO) 등을 생산한다.

중국 기업인 '성융광전투자유한공사'는 한국인 이규성 대표가 이끄는 태양광 잉곳 · 웨이퍼 제조업체다. 작년 매출 915억원에 순이익 142억원을 거둔 이 회사는 대우증권이 상장을 주관한다. 대정화금과 성융광전은 각각 상장예심을 청구하고 거래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한 증권사 IPO담당자는 "거래소가 추진하고 있는 녹색성장 기업 상장 특례제도가 도입되기 전에 IPO를 추진하는 녹색성장 기업은 성장성은 물론 탄탄한 실적까지 갖춰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조진형/강현우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