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등 금융회사의 임금이 4년 만에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산업노조와 사측 대표인 사용자단체가 큰 틀에서 올해 금융권(금융공기업 제외)의 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어 금융권 내부에서 임금인상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사용자 측 관계자는 "내년 공무원 임금을 올리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금융권도 올해는 소폭이나마 임금을 올리는 쪽으로 교섭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금융노조는 올해 3.7%의 인상안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사측은 올해도 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6일 "경제가 위기 상황에서 벗어난 만큼 내년에는 공무원의 봉급 인상이 필요하다"며 "현실을 감안해 인상안을 마련하고 예산에 반영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사측도 소폭 인상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금융권 임금인상 폭에 대해서는 노사 양측이 미세한 범위 내에서 신경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임금인상폭을 1% 안팎으로 보고 있다. 반면 금융노조는 악화된 영업 환경 등을 고려하더라도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임금인상 폭이 2%대는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노조는 산별 교섭에서는 임금인상의 하한선만 정해주고 실제 인상폭은 각 지부별로 사측과의 협상을 통해 결정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금융노조와 사용자단체는 이날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위한 5차 교섭을 끝으로 당분간 휴식을 가진 뒤 8월 말이나 9월 초쯤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