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장에서 14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에 나선 연기금의 행보에 주식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시장의 수급 주체가 뚜렷이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연기금이 '나홀로 매수기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매수 기조가 주춤하고, 주식형 펀드 환매 기조가 지속되면서 투신권 매수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연기금의 매수기조는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7일 코스콤에 따르면 연기금은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 6일까지 최근 13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나타내며 1조200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날도 오후 1시50분 기준 2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최근 13거래일 동안 연기금이 가장 많은 규모를 순매수한 종목은 포스코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 현대제철 신한지주 효성 삼성화재 S-Oil SK에너지 삼성전자 삼성전기 LG디스플레이 엔씨소프트 OCI 기아차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 현대미포조선 대한생명 SK케미칼 웅진코웨이가 연기금 순매수 상위 종목군에 포함됐다.
이 기간 연기금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들의 평균 수익률은 2.3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수익률(-1.35%)을 넘어서는 양호한 성과를 거둔 것.
종목군을 업종별로 분류하면 화학(5), 전기전자(3), 금융(2), 보험(2), 운수장비(2), 서비스(2), 건설, 통신 순이다.
연기금은 어떤 기준으로 이들 종목들을 사들였을까.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기금이 주식을 매수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판단하는 변수는 기업의 미래 성장률과 현금흐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전문가들은 연기금의 주식비중 확대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연기금 매수 종목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중원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상반기 연기금의 매수기조를 분석한 결과, 연기금이 주식을 매수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판단하는 변수는 기업의 향후 성장률과 현금흐름"이라며 "연기금의 국내주식 추가 매수여력을 고려한 투자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김승한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4대 공적연금의 주식 운용 규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민연금의 주식 보유비중이 투자 허용범위 하단 수준에 가까운 상태"라며 "최근 5년간 국내 연기금은 해당 연도의 3분기에 순매수 규모가 커지는 경향을 나타냈다"고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이후 연기금의 매수 여력은 어느정도일까. 지난달 30일 발표된 내년 국민연금의 운용방침에 따르면 국내 주식비중 목표치는 전체운용자산의 18%로 올해 목표치 16.6% 대비 1.4%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이에 비춰 국민연금이 올해 주식 목표비중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하반기에 7조원 수준의 주식을 추가 매수해야 한다고 김중원 애널리스트는 전했다. 아울러 내년 연기금의 주식비중 목표치를 위해 추가적으로 4조원 가량을 더 사들여야 한다는 계산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연기금 따라잡기' 전략을 취할 경우 연기금의 전략이 장기투자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기금의 투자 목적 및 경향이 본인의 성향과 맞는지 판단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