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1일 현대건설 매각 이슈의 재부상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현대건설 인수전 참가설에 급락하는 등 그룹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상선은 이날 장중 4만115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끝에 전날보다 1700원(4.75%) 오른 3만7500원에 마감했다. 자산운용사 등 기관이 집중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현대건설 인수 · 합병(M&A)이 본격화하면서 현대상선이 최고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중공업 KCC그룹 외에도 현대차그룹이 이날 현대건설의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는 소문에 시장의 관심은 한껏 높아진 상태다.

전용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나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가가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8.3%가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다"며 "현대상선의 모그룹인 현대그룹과 현대가가 이 지분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가 되자 현대상선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상선의 2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호재가 됐다. 현대엘리베이터가 8.02%,현대증권이 3.40% 급등하는 등 계열사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반면 현대차는 5.19% 급락한 13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재무적 부담을 겪는 '승자의 저주'가 현대차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현대차의 2분기 실적이 여전히 기대되고 있어 하락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현대건설 인수에 2조원가량 소요될 텐데 현대차그룹이 그 정도의 여력은 갖고 있다"며 "계열사인 현대엠코와 현대건설이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시너지를 내는 등 오히려 그룹의 재평가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M&A 프리미엄'으로 5.64% 급등했다. 인수전에 들어가면 인수 대상 간 지분 경쟁이 일어나면서 주가가 뛸 것이라는 전망 덕분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