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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 프라이스' 시행] (2) "가격 모조리 외울 수도 없고…얼마 받을지도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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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중소형 동네슈퍼 혼란
    ['오픈 프라이스' 시행] (2) "가격 모조리 외울 수도 없고…얼마 받을지도 막막"
    "중고 POS(판매시점정보관리) 기기라도 하나 장만해야 될 것 같아요. 과자 봉지에 권장소비자가격(권장가격)이 없으니 제품 판매가를 모두 외워야 하는데 그럴 수도 없고….당장이야 기존 권장가격 선에서 팔면 되겠지만 앞으로 신제품이 나오면 가격을 어떻게 매겨야 할지도 걱정입니다. "

    과자 빙과 아이스크림 라면 등에 대한 '오픈 프라이스'(판매가격 표시) 제도가 본격 시행된 1일 서울 성산동의 한 동네 슈퍼마켓 주인 김모씨는 걱정이 태산이었다. 봉투 겉면에 권장가격이 삭제된 제품이 늘어나면서 안 그래도 가격을 암기하기 힘들었는데,앞으로는 제품 가격까지 직접 책정해야 한다니 심적인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오픈 프라이스제 시행 초기엔 중소형 개인 슈퍼마켓을 중심으로 가격책정 등에 적지 않은 혼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보다 싼 값에 구입하기 위해서는 발품을 팔고 판매가격이 아닌 단위가격 중심으로 가격을 비교하는 습관을 들이는 등 '똑똑한 소비'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동네슈퍼,가격책정 혼란

    과자 및 빙과류 등에 오픈 프라이스가 본격 적용되면 당장 어려움을 겪는 곳은 중소형 개인 슈퍼마켓이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지금까지는 제품 포장지 겉면에 표시된 권장가격에 따라 팔면 됐지만,앞으로는 가게 주인이 직접 모든 상품의 판매가격을 매겨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 행당동의 한 슈퍼마켓 주인 최모씨는 "최근 가격이 오른 제품은 권장가격이 없다보니 가격이 왜 이리 비싸냐며 항의하는 손님들이 많아 곤혹스럽다"고 털어놨다.

    POS시스템이 없는 영세한 가게는 제품을 팔 때 판매가격을 확인하는 데도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인이 책정한 가격을 모두 기억하고 있어야 제품을 쉽게 팔 수 있는데,100여 가지가 넘는 과자 빙과류 등의 가격을 일일히 외우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판매상 중 법인 비중이 85%에 달하는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도 개인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고 있어 초기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식품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판매점 간 가격 차별화 가속화될 듯

    '홈플러스 익스프레스(SSM) 590원,일반 슈퍼마켓 700원,훼미리마트(편의점) 730원.' 서울 세종문화회관 뒤편 종로구 당주동의 반경 100m 안에서 경쟁을 벌이는 유통업체들의 농심 신라면 한 봉지 가격이다. 대표적인 국민간식으로 꼽히는 이 제품의 편의점 가격이 SSM보다 23.7% 비싸다. 형태가 서로 다른 이들 3개 판매점의 과자값 격차는 최고 26% 이상 벌어져 있다.

    유통점별 가격 격차는 앞으로는 같은 형태의 판매상들 사이에서도 나타나게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가령 점포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싸고 점원을 따로 고용하지 않아 고정비용이 낮은 가게의 경우 그렇지 않은 가게와 같은 마진을 붙여도 제품 가격이 싸지게 된다.

    새 제도를 관장하고 있는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과자 아이스크림 라면 등은 중간 대리점의 경쟁력에 따라 공급가격이 달리 책정되고 최종 소매가격도 경쟁체제로 들어가게 될 것"으로 진단했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산업경제학)는 "유통업체 간 가격인하 경쟁이 심해지면 식품 제조업체에 가격인하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제품 가격이 당장은 기존 권장가격 부근에서 형성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철수/강유현 기자 kcs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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