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없이도 인터넷 검색을 하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원격 출력까지 할 수 있는 '스마트 프린터'가 다음달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HP는 29일 홍콩 쇼 스튜디오에서 웹검색 기능을 갖춘 잉크젯 프린터 및 복합기 신제품 4종을 공개했다. 가격은 최저 99달러에서 최고 299달러 수준이다. HP는 다음달 국내 시장에 99달러 제품을 먼저 내놓기로 했다. HP 프린터사업을 지휘하고 있는 비요메시 조시 부사장은 "언제 어디서든 출력을 하고 싶다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PC와의 경계를 없앤 스마트 프린터,복합기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날 HP가 내놓은 신제품은 전면에 터치패널을 장착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처럼 가벼운 터치 몇 번으로 전 세계 지도와 날씨,야휴 뉴스 등의 검색이 가능하다. 드림웍스의 앱을 탑재해 최신 '슈렉' 동영상도 볼 수 있는 데다 구글 달력,날씨 정보,USA투데이 등의 뉴스를 그 자리에서 출력할 수 있다. 또 스캐너를 활용해 영수증,인화한 사진과 같은 아날로그 정보를 디지털 문서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HP는 이번 신제품에 스마트폰 전용 'e프린트 앱'을 이용해 문서와 사진을 원하는 프린터에 전송, 출력하는 기능도 더했다. 예를 들어 프랑스 파리를 여행하다 찍은 사진을 집에 있는 프린터로 전송해 가족들이 사진을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게 된다. 각각의 프린터에 고유의 이메일 주소를 부여해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태블릿PC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프린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HP의 앱은 구글의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안드로이드폰과 애플의 아이폰,아이패드 등에서 사용 가능하다.

HP는 이번 '스마트 프린터'에 대한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프린터, 복합기 등 하드웨어만을 팔아오던 비즈니스 모델을 '프린터 전용 앱'이라는 소프트웨어 분야까지 확대했기 때문이다. HP는 프린터 전용 앱 플랫폼을 개방해 다양한 앱 개발자들이 프린터 시장에 뛰어들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조시 부사장은 "앞으로 HP에서 출시하는 모든 프린터와 복합기에 스마트 프린트 기능을 적용하고 기업용 스마트 프린터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프린터시장 점유율 1위인 HP의 이 같은 움직임은 프린터 시장의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HP와 세계 시장을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도 관련 제품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원격으로 출력할 수 있는 솔루션과 제품을 개발 중에 있다"며 "올해 안에 신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콩=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