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없다.

29일 증시는 한가하기 짝이 없다. 현물 시장에서는 매수주체가 사라졌다.

오전 10시22분 현재 개인, 외국인, 기관 모두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기관은 2억원,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18억원 118억원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날 시장의 버팀목은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순매수 규모다 550억원에 달하고 있다. 현물에서의 매도를 프로그램이 받아내는 양상이다. 그야말로 현물 시장은 '손님없는 식당' 같은 분위기다.

외국인은 미국과 유럽의 불안한 환경에 마음을 닫았다. 전날까지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던 기금도 이날 순매도로 돌아섰고, 투신권은 펀드환매의 압박으로 매도우위로 돌아선지 오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급공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불어 2분기 실적에 의지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거시적으로도 조만간 뚜렷한 호재가 없는 상황이다. 발표되는 지표들은 예상을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발표예정인 미국 경제지표들은 새삼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경고마저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기관 순매수 둔화세…"실적시즌까지 이어질 듯"

국내 증시를 견인하던 외국인의 순매수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700선을 웃돌면서 출회됐던 투신권의 순매도도 급격히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수급 공백기로 접어들고 있다"며 "유로존의 경기둔화 우려와 경기회복 모멘텀이 재차 부각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단기간 회복은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투신권의 매도압력은 차익 실현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수급 공백기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수급주체 모두 추세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관망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어떤 재료든 하루를 못가는 상황에서 2분기 실적시즌이 구체화되는 시기에나 주가의 방향을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새삼 불안한 미국 경제지표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 지표는 이미 예견된 부분이다. 그렇지만 이전과 다른 움직임은 미국 경기회복 기조에 대한 불안감을 자극할 수 있다.

이번 주에는 6월 심리지표와 5월 주택지표 및 6월 고용지표가 발표된다. 지난 4월까지 이어졌던 통화 이완 및 재정확대 정책이 종료된 후 발표되는 첫 번째 수치다.

정용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구입과 관련한 지원 정책은 정책 종료를 앞두고 가수요까지 발생한만큼 큰 폭의 지표 하락이 예상된다"며 "또 이러한 지표 둔화 자체가 2~3개월 정도더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예상했다.

지표의 둔화는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불안감과 금융기관 규제 움직임등과 맞물려 투자심리를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는 판단이다. 다시말해 단기적인 불안감을 지우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