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부품 사업부문이 확실한 '캐시카우'
현대모비스의 장점과 단점은 계열사인 현대 · 기아차와의 밀접한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확실한 매출처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은 우선 장점이다. 이 덕분에 현대모비스는 기술 개발과 부품 장착 과정에서 불필요한 투자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현대 · 기아차가 필요한 부품을 개발하고,그에 따라 생산한 제품은 100% 장착될 수 있다는 뜻이다. 재고가 거의 없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는 현대 · 기아차가 요구하는 제품을 적시에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 · 기아차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장점은 이 회사의 사업구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회사의 사업은 크게 완성차용 부품사업 부문(모듈사업)과 애프터서비스(AS) 부품사업 부문으로 나눌 수 있다. 2009년 매출 기준으로 이 회사의 모듈사업과 AS 부품사업의 비중은 각각 78%,22%였다. 하지만 영업이익 기준 비중은 모듈사업부가 40%,AS부품사업이 60%다. 대부분 부품업체들이 완성차용 부품사업에 집중돼 있는 것과 달리 현대모비스는 AS부품 사업부문이 미국을 제외한 현대 · 기아차의 전 세계 지역에 공급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있어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회사 AS부품사업부의 성장은 현대 · 기아차의 글로벌 판매 강세로 인한 운행대수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즉 현대 · 기아차 제품이 지구상에서 더 많이 운행될수록 현대모비스의 매출 및 이익은 이에 비례해서 증가한다. 또 자동차 업체들의 품질이 개선됨에 따라 자동차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것도 AS사업부의 이익이 높아지는 이유다. 미국 교통부에 따르면 1970년대 생산 차량의 평균 수명은 11년이었고,1980년대 생산 차량은 12.5년으로 소폭 늘어났다. 하지만 1990년대 생산 차량은 4.4년 급증한 16.9년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에 생산된 차량은 아직 기간이 경과하지 않아 평균 수명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최근 품질 개선 속도를 감안할 때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모비스의 시장 규모가 더욱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 될 것이다. 실제로 2007년 2800만대 수준이던 현대 · 기아차의 글로벌 운행대수는 2009년 3300만대로 늘어났다. 동양증권 리서치센터의 전망에 따르면 2012년에는 운행대수가 4400만대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향후 10년간 현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AS사업부가 캐시카우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자동차에 대한 첨단 전자부품 적용이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전장부품에 관한 연구 · 개발(R&D)을 충실히 진행해온 점과 설계 · 생산 · 운송 · 납품 · AS에 이르는 수직 계열화를 달성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현대 · 기아차에 대한 의존도 축소가 과제
다만 현대 · 기아차 성장의 가장 큰 수혜를 받고 있는 이 회사의 장점은 역으로 현대 · 기아차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측면에서는 약점으로 지적된다. 현대모비스의 현대 · 기아차 매출 의존도는 90% 수준으로 글로벌 경쟁 업체 대비 지나치게 높다. 현재는 현대 · 기아차가 성장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회사의 성장은 한계에 부딪칠 수 있다.
지나친 현대 · 기아차 매출 의존도는 이 회사의 기술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친환경 자동차 분야에서 이 회사는 현대 · 기아차의 전략에 맞춰 하이브리드 및 전장 분야 기술 개발 및 대체 부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현대 · 기아차의 친환경 자동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경우에만 의미가 있을 것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현재 하이브리드카 및 전기자동차 상용화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지만 현대 · 기아차는 국내 시장에서만,그것도 소수의 모델을 판매하고 있어 이 부문의 글로벌 경쟁력이 경쟁사들에 비해 뒤처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특정 기업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특정 기업에 문제가 없을 때만 장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현대모비스는 다른 완성차 업체로의 부품 공급 확대가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