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액 기준으로 공시되고 있는 퇴직연금 수익률이 앞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돕기 위해 상품 종류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분리 공시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3일 "퇴직연금 수익률 공시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중"이라며 "연말까지 개선 방안을 마련해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공시 방식을 개선키로 한 것은 현재 공시되는 수익률이 퇴직연금 총액기준으로 계산되고 있어 소비자의 혼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퇴직연금 상품은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퇴직계좌(IRA)으로 나뉘고, 소비자들은 각 상품에 대해 원리금 보장형과 실적 배당형을 선택할 수 있다.

원리금 보장형은 예금 및 단기 금융상품 등에 운용해 수익을 돌려주는 방식이어서 비교적 수익률이 안정적인 반면 실적 배당형은 주로 투신사의 펀드 등에 투자하기 때문에 증시 변동에 따라 수익률 변동폭도 커지는 특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일부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실적배당형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채 총액 기준으로 수익률을 공시해 마치 전체적인 자산운용 능력이 우수한 것처럼 오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인식이다.

또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원리금이 보장되지 않는 고수익 금융상품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고객을 유인할 경우 안정적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퇴직연금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문제점도 지적된다.

이에 따라 현재 총액기준 수익률 공시 외에 원리금 보장형과 실적 배당형을 구분해 추가로 공시토록 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시방식은 퇴직연금 유형별이나 상품별, 개별 계약건 등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