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6강의 경제학] 경품 펑펑ㆍ금리 쑥쑥ㆍ할인 팍팍…기업들은 벌써 '8강 마케팅'
2010 남아공 월드컵 공식 파트너인 현대 · 기아자동차는 한국 대표팀의 16강 경기가 열리는 오는 26일 사상 최대 규모의 거리응원전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당초 이달 26일까지 실시할 예정이던 '24시간 내 3D TV 바로 배송' 서비스를 다음 달 12일까지로 연장했다. 현대아이파크몰은 8강 진출에 성공하면 고객 8명을 추첨해 백화점 상품권 총 6400만원어치를 지급하는 '8 · 8 · 8 경품행사'를 벌이기로 했다. 한국팀의 원정 첫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기업들이 '16강'을 넘어 '8강' 마케팅으로 발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이젠 8강" 발빠른 전환

신세계 이마트는 8강 진출을 기원해 월드컵 티셔츠 가격을 1만5800원에서 9900원으로 낮추는 한편 국가대표 유니폼도 20% 할인 판매하기로 했다. 또 24일 하루 동안 수영복과 등산복 '브랜드 데이'를 열어 10% 싸게 판다. 홈플러스는 '승리기원 4강!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구호를 내걸고 숫자 '4'가 들어간 할인율을 적용한 판매 이벤트를 마련했다. 간식용 소시지 4종을 40% 할인한 가격에 선보이고,빵류 44종을 최대 40% 할인 판매한다.

편의점 GS25는 길거리 응원 덕분에 도시락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을 감안,한국팀 경기가 열리는 26일 오후 9시부터 27일 오전 1시까지 모든 도시락을 반값에 판매한다. GS수퍼마켓도 25~27일 바나나와 돼지고기 목살,치킨 등을 최대 65% 싸게 판다. 한우등심전문점 다하누 등심플러스 상암점은 8강 진출 때 28일 하루 동안 1인당 1인분 한정으로 1만5000원짜리 한우 생등심을 반값인 7500원에 할인 판매한다. 세븐스프링스는 26일 아프리카 메뉴를 주문한 일행에게 샐러드바 1인 무료 이용권을 준다.

◆은행은 우대금리,카드는 포인트 지급

은행 카드 보험 등 금융업체들도 월드컵 8강 마케팅에 동참했다. 하나은행은 한국팀이 8강에 진출하면 '오! 필승코리아 지수연동예금'에 가입한 7000여명의 고객에게 2.0%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외환은행은 '2010 FIFA 월드컵 기념 특판 정기예금'과 '외화공동구매정기예금' 등 2개 상품에 가입한 사람을 대상으로 추가 이자를 준다. 한국팀이 이길 때마다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삼성카드는 '대한민국 16강 진출 기원 온라인 행사'에 참여한 사람에게 최고 100만포인트를 적립해주기로 했다. 예선 3경기의 점수,첫 골을 기록한 선수 등을 맞힌 회원에게는 추첨을 통해 3D TV와 닌텐도 위 등 경품을 준다.

◆CEO들"기업도 축구처럼 변화 빨라야"

각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월드컵을 소재로 잇달아 '화두'를 던지고 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23일 사보를 통해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리는 팀은 전형적인 스타일만 고집하지 않고 변화를 계속 꾀한다"며 "기업도 내부 지향적 자세만으로는 변화의 속도를 감당할 수 없으며,개방형 혁신을 이뤄야 도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은 '축구 경영론'을 설파했다. 그는 "축구황제 펠레가 그랬던 것처럼 기업도 전체 국면을 읽어야 한다"며 "경쟁사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파악하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재길/오상헌/이태훈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