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IT 강국' 의욕…美 IT기업 모시기
AP통신은 23일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러시아판 실리콘밸리인 '스콜코보 이노그라드'에 미국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뛰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콜코보는 수도인 모스크바 인근의 도시로 미 실리콘밸리를 본뜬 첨단산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첨단기술 단지에는 IT를 비롯해 에너지 통신 생의학 핵기술 등 5개 분야 연구시설이 들어선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실리콘밸리에서 구글의 에릭 슈미트 최고경영자(CEO) 등 IT업계 대표들과 만나 세금 감면 등의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스콜코보에 투자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러시아판 실리콘밸리 조성은 자국의 산업구조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러시아는 석유 · 천연가스 등 원자재가 전체 수출의 60%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유가 등 원자재 가격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하로 밀렸던 지난해 러시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9%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했다.
러시아 정부는 스콜코보 프로젝트를 위해 내년에만 5억달러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로 러시아의 대표적 '올리가르히'(과두재벌)인 빅토르 베크셀베르그를 임명하는 한편 외자기업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입주기업에 파격적인 세금 감면 혜택도 제시하고 있다. 러시아 일간 프라우다에 따르면 지멘스,시스코 등 다국적 전자기업들과 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이미 투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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