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유학을 마치고 최근 귀국한 김종은씨(34)는 어떤 차를 사야 할지 고민이다. 배기량이 좀 작아도 저렴하고 연비 좋은 1600cc급 준중형차를 선택할지,아니면 가족들과 편하게 이용하면서 폼도 나는 2000cc급 중형차를 선택할지를 놓고 망설이고 있다.

준중형과 중형차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차급이다. 배기량이나 가격면에서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최근엔 국산차 업체들이 이 차급의 신차를 쏟아내고 있어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졌다.

◆뉴 SM3 질주에 신형 아반떼 가세

현대자동차는 지난 21일부터 신형 아반떼(프로젝트명 MD)에 대한 사전계약을 받기 시작했다. 2006년 4월 아반떼HD 출시 후 4년 여 만에 선보이는 후속 모델이다. 신형 1.6 감마 GDi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최고출력 140마력 및 최대토크 17㎏ · m의 힘을 낸다. 기아자동차 포르테와 르노삼성 뉴 SM3,GM대우 라세티 프리미어 등 경쟁 모델보다 최고출력이 20~30마력 높다. 연비는 ℓ당 16.5~17㎞(추정)로,동급 차량보다 ℓ당 2~4㎞ 뛰어나다.

신형 아반떼는 편의장치도 많이 갖췄다. 고휘도(HID) 전조등을 비롯해 슈퍼비전 클러스터(고해상도 계기판),열선내장 뒷좌석 등 중형차 수준의 사양을 장착했다. 국산차 최초로 직각 및 평행 자동주차 기능을 넣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국산차 최초로 사이드 에어백을 기본으로 적용한 뉴 SM3 2011년형을 출시했다. 신형 아반떼에 맞대응하는 성격이다. '중형 같은 준중형차'란 평가를 받는다. 하반기엔 속도감을 즐기려는 소비자들을 위해 뉴 SM3 2.0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8월께 포르테 2011년형을 내놓기로 했다. 아반떼와 같은 GDi 엔진과 6단 변속기를 장착한다. 9월쯤엔 포르테 5도어(해치백)를 추가한다. GM대우는 다음 달께 편의사양을 대폭 추가한 라세티 프리미어 2011년형을 출시한다.

◆기아차 K5,중형차 시장 최강자 되나

요즘 중형차 시장의 '이슈'는 단연 기아차 K5다. 지난 4월 사전계약을 받기 시작한 후 두 달여 만에 3만명이 넘는 계약자를 확보했다. 이달엔 중형 세단 시장에서 독주해 온 쏘나타를 판매대수면에서 제칠 것으로 전망된다. K5의 인기 요인은 경쟁 차종과 차별화되는 유려한 외관이다. 뒷좌석 등 실내공간도 상당히 넓다.

쏘나타 인기도 식지 않고 있다. 날렵한 쿠페형 디자인에 옆 라인을 강조하는 파격적인 변신 덕분이다. 최근엔 연비를 개선한 쏘나타 2011년형을 선보였다. 전동식 파워스티어링(MDPS)을 적용,종전보다 연비를 ℓ당 0.2㎞ 개선했다. 공인 연비가 2.0 휘발유 모델 기준으로 ℓ당 13.0㎞에 달하게 됐다. 차량 앞면 주요 부위에 방음패드를 적용,가속 주행 때 발생하는 엔진 및 풍절음을 개선했으며,통풍시트와 항균 내장재를 적용했다. 후방 주차보조장치와 후석 열선좌석 등 편의장치를 많이 넣었다. 이달 구입자를 대상으로 50만원을 기본 할인해주는 행사도 진행 중이다.

르노삼성이 올 1월 출시한 뉴 SM5도 만만치 않은 상품력을 자랑한다. 세련되고 중후한 외관과 넓은 실내공간이 특징이다. 최근까지 국내 중형차 시장을 쏘나타와 양분해 왔다는 점에서,뉴 SM5의 브랜드 가치도 높은 편이다. GM대우는 토스카의 할인폭을 이달 150만원으로 책정했다. 토스카는 국산 중형차 중 비교적 저렴한 편인데,이번 할인 캠페인으로 가격 경쟁력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됐다.

◆1위 놓고 다투는 준중형과 중형차

준중형와 중형차 중 어떤 차급이 올해 시장 점유율 면에서 1위를 차지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두 차급 간 격차가 워낙 좁혀져서다. 준중형 차급은 외환위기 이전만 해도 국내 시장 수위를 달렸지만,작년 글로벌 경기침체 때를 제외하면 그 이후 한 번도 중형차를 앞질러본 적이 없다.

하지만 올 1~5월 총 10만9300여 대가 팔리면서,중형차(10만3200여 대)를 본격적으로 앞서기 시작했다. 뉴 SM3의 폭발적인 인기 덕분이다. 중형 세단인 K5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8월 준중형 아반떼가 본격 출시되면 시장 판도가 또 달라질 수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