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자택에서 돌연 세상을 떠난 지 오는 25일로 1주기를 맞는다.

`팝의 황제'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발자취는 아직도 진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1주기를 맞아 잭슨을 추모하는 열기가 세계 곳곳에서 다시 고조되는 가운데 잭슨의 장례식 때 아버지를 애타게 그리던 그의 어린 자녀들은 평온을 되찾았으나 그의 사인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 추모 열기 고조 = 잭슨이 영면한 LA 북쪽 글렌데일의 포레스트 론 공원묘지에는 1주기를 맞아 일반인들의 발길이 부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잭슨의 유족이나 유산관리인 측은 아직 별도의 1주기 추모행사 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잭슨의 둘째형인 재키 잭슨은 지난주 한 인터뷰에서 1주기를 맞아 가족들이 모여 조용하게 비공개 추모식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잭슨의 어머니 캐서린 잭슨은 1주기를 맞아 아들의 일생을 담은 사진집을 출간할 예정이다.

다만 제한된 수의 일반인들이 포레스트 론의 잭슨 묘를 참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이 유족과 경찰 당국 사이에 논의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또 MTV 등 음악전문방송 뿐만아니라 ABC 등 지상파 방송에서도 이번 주 잭슨의 삶과 노래를 되돌아보는 특별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공식적인 추모 행사가 열린다.

오는 24일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의 `리릭 시어터'에서 잭슨의 추모공연과 기념 현판 제막식이 거행된다고 영국 언론들이 전했다.

잭슨의 삶을 다룬 뮤지컬 '스릴러 라이브'가 공연되는 리릭 시어터는 영국에서 잭슨을 기리는 성지가 되고 있다.

잭슨은 지난해 50세 생일을 앞두고 런던 공연을 준비하던 중 갑자기 사망했다.

◇ 유산과 가족 근황 = 팝의 황제는 사후에 이름과 재산을 남겼다.

잭슨은 숨질 당시만 해도 많은 부채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으나 그의 유산관리 재단은 사후 1년만에 10억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렸다고 빌보드 지가 보도했다.

이 중 음반판매 수입이 4억2천900만달러로 추산됐다.

미국에서만 약 900만장의 앨범이 지난 1년간 팔렸고, 외국에서도 2천400만장이 판매됐다.

특히 잭슨의 마지막 공연 연습장면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디스 이즈 잇'도 그의 추모 열기와 맞물려 전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이 영화로 DVD판매 수입을 합쳐 모두 3억9천200만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된다고 빌보드는 밝혔다.

또 지난해 7월 잭슨의 장례식에서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표현해 전 세계팬들을 울게 만들었던 잭슨의 세 자녀 근황이 최근 알려졌다.

잭슨의 어머니 캐서린은 지난 20일 영국 선데이미러 지와 인터뷰에서 세 자녀 프린스(13)와 패리스(12), 블랭켓(8)이 오는 9월부터 처음으로 학교에 다닐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 아이들은 그동안 학교에 가지 않은 채 가정교육만 받아왔고 고립된 환경에서 친구도 없이 외로운 생활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잭슨이 세상을 떠난 후 할머니인 캐서린의 보살핌을 받아왔다.

◇ 잭슨 사인은 아직도 논란 = 잭슨의 사망원인과 관련한 논쟁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잭슨의 사인은 현재까지 강력한 마취제인 프로포폴 과다 복용에 의한 심장마비로 알려져 있다.

수사당국은 잭슨의 주치의 콘래드 머리가 잭슨에게 만성적인 불면증에서 벗어나도록 프로포폴과 진정제를 투약했고 이 때문에 사망에 이르렀다면서 지난 2월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해 재판이 진행중이지만 판결이 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머리는 잭슨이 수년째 프로포폴과 각종 약물을 과잉 사용했으며 스스로 약물을 투여했다면서 "잭슨을 사망하게 한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LA카운티 법원은 지난 14일 재판을 받는 동안 주치의 머리의 의사 면허를 정지시켜 달라는 캘리포니아 의료위원회의 신청을 기각해 의사로 계속 활동할 수 있도록 해 앞으로 재판에서도 주치의 머리에 유리한 판결이 나올 것이라는 일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