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월드컵에 출전 중인 32개국 선수 가운데 이중국적자가 적지 않다. '아프리카의 프랑스'로 불리는 알제리의 최종 엔트리 23명 중 17명은 프랑스에서 태어났고 대부분은 프랑스 유소년 대표팀에서 뛰었다. 4년 전 월드컵에서 폴란드 출신 미로슬라프 클로제(바이에른 뮌헨)와 루카스 포돌스키(쾰른)를 내보내 짭짤한 재미를 본 독일은 이번에는 브라질 출신 카카우(슈투트가르트)와 터키 출신 메주트 외칠(브레멘)을 뽑았다.

AP통신은 20일 이중국적 선수를 집중 조명해 재미있는 사연들을 소개했다. 10살 때 고향 스코틀랜드를 떠나 미국 대표가 된 스튜어트 홀던(볼턴)은 "미국 시민이 됐지만 스코틀랜드의 전통과 문화를 절대 잊은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이어 "하지만 미국 대표로 출전하는 건 자랑스러운 일이고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뭔가를 준다"며 미국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형제가 다른 국가에서 뛰는 사례도 있다. 동생 제롬 보아텡(함부르크)은 독일 대표로,형 케빈 보아텡(포츠머스)은 가나 대표로 그라운드에 나섰다.

AP통신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이중국적 선수가 성인 국가대표로 월드컵이나 유럽선수권대회 같은 굵직한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이상 국적을 바꾸는 것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