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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시장, 반도체의 2배…국내기업 '대박 임상' 결실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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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산업 왜 돈 몰리나

    국내 바이오업계는 올초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 제조사인 스위스 제약사 로슈가 국내 바이오벤처 디지탈바이오텍과 체결한 한 건의 계약에 주목했다. 지난해 90억달러를 집행해 연구개발(R&D) 투자부문 1위를 기록한 로슈가 국내 바이오기업의 개발 단계에 있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을 2억9000만달러에 입도선매했기 때문.기술이전 및 공동연구 계약으로 당장 돈이 오고가지는 않았지만,업계는 한국 바이오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일대 사건으로 받아들였다.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국내외 벤처캐피털과 제약사 등으로부터 '투자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난 10년간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거품논란에서 비켜난 데다,일부 선도바이오기업들이 신약 출시를 예고하면서 또 한번의 '바이오붐'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래성장동력을 찾으려는 글로벌 제조업체와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을 보강하려는 제약사들도 '바이오 헌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장암 · 간암 치료약연구 美보다 빨라

    최근 미국의 면역치료제 개발회사인 덴드리온은 '초대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정확하게 보여줬다. 이 회사는 지난달 전립선암에 대한 항암면역세포치료제 '프로벤지(Provenge)'의 판매허가를 취득한 것을 계기로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2000년 설립 후 10년째 매출 '제로(0)'였던 덴드리온은 10만명으로 추정되는 전립선암 환자를 타깃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발매 첫해인 올해 10억달러,이후에는 최대 연간 5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크레아젠 등 수많은 바이오들이 '제2의 덴드리온 신화'를 꿈꾸고 있다.

    배용수 크레아젠 대표(성균관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덴드리온이 임상환자 수가 많은 전립선암을 선택해 운이 좋았을 뿐 신장암 간암 등 면역치료제에선 우리회사가 발빠르게 임상을 진행 중이고,신약 출시 시점도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신약 개발 분야에서 성공사례가 전무해 국내 바이오산업은 그동안 '돈 먹는 하마'로 폄하돼 왔지만,이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지에서 임상 2~3상을 진행하고 있고,크리스탈지노믹스 등 국내 바이오벤처는 네이처 등 권위지에 연구논문을 게재하면서 R&D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계 벤처캐피털이나 다국적 제약사의 '러브콜'을 받는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김상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바이오가 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비중이 1.7%에 불과하다"며 "하지만 한두 개 성공케이스가 나오면 한국 바이오산업도 빅뱅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IMS는 현재 바이오치료제 시장은 메모리반도체시장의 2배 규모인 853억달러(지난해 기준)이며,매년 20%씩 성장해 2020년께 2600억달러로 팽창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중삼중 투자제의 받기도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기업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현재 바이오에 왕성한 식욕을 드러내고 있는 곳은 다국적 제약사들이다.

    한국화이자의 한 임원은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의 고민은 빅히트할 마땅한 '킬러아이템'이 없는 데다,10여년 이상 수천억원을 쏟아부어 신약을 출시해봤자 손익분기점(BEP)을 넘기 힘든 경우가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제약사들은 자체 R&D보다는 라이선스 인(in)계약을 통해 외부에서 파이프라인을 보강하려는 추세"라며 "바이오기업 투자 및 인수가 그 중심에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글로벌 제약사 간 빅딜도 바이오 쪽 인수 · 합병(M&A)이 대부분이다. IMS에 따르면 2005년 이후 화이자 머크 로슈 아스트라제네카 등 다국적 제약사들의 바이오기업 인수총액은 2343억달러(약 280조원)로 집계된다. 이 중 지난해부터 올 5월까지 거래가 성사된 M&A 총액은 1784억달러로 전체(지난 5년)의 76%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다국적 제약사의 타깃은 최근 들어 한국 바이오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노바티스의 바이오펀드 운영 담당자는 "현재 한국 3개 바이오기업에 투자했고,추가로 몇 개 기업에 대한 실사를 하고 있다"며 "이들 투자기업은 로슈 등 여러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이중삼중의 투자 제의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중소제약사, 3~4곳 M&A 저울질

    국내 제약사들도 상장사 비상장사를 가리지 않고 바이오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저가구매인센티브(시장형 실거래가 상환제도) 외 리베이트 금지 등으로 영업환경이 악화일로에 있는 국내 제약사들에 바이오인수는 신약 개발 등 R&D투자를 대신할 '저비용 고효율' 투자 수단인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생존코드'로 인식되고 있다.

    중외제약은 올초 자회사인 중외신약을 통해 바이오기업 크레아젠을 인수했다. 중외제약은 크레아젠의 세포치료제 개발 능력과 중외신약의 복제약 제조 및 판매능력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효과를 합병이유로 제시했다. 종합감기약 조혈영양제 등을 전문으로 하는 고려제약도 지난해 바이오의약품 원료 개발업체인 비보존 지분 5.17%를 2억5000만원에 인수했다. 비보존 요청으로 투자를 결정한 고려제약은 앞으로 지분의 추가 매입을 적극 검토 중이다. 김지현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바이오기업의 거품이 빠져 업계에서 M&A 적기로 보고 있다"며 "현재 중소제약사들마다 3~4개 매물을 놓고 시너지효과를 저울질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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