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프리 어닝시즌'(pre-earning season)을 앞두고 실적 개선 기대가 높아지면서 코스피지수가 1700선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이익 모멘텀 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주요 블루칩을 중심으로 한 실적 호조가 단기적으로 증시 강세를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유망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추정치가 있는 342개 상장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22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9% 늘어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춤했던 이익 전망치 상향 조정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이익 규모는 추정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서는 항공과 해운 내수 소비 등 IT(정보기술)나 자동차 등 주도주에 비해 뒤처져 있던 업종의 이익 추정치가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그간 소외받았던 종목들의 실적 전망이 개선되면서 순환매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실적 발표가 다가올수록 이익 전망치가 개선되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이후 2분기 및 연간 이익 전망 상향폭이 가장 컸던 대한해운과 한진해운, 아시아나항공, 현대상선 등을 관심 대상으로 추천했다.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되는 종목도 줄을 잇고 있다. 하이닉스는 2분기 영업이익이 9185억원으로 2006년 4분기의 9128억원을 넘어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LG이노텍현대모비스 등 기존 주도주 외에 제일모직과 NHN, 현대백화점 등도 '깜짝 실적'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IT 부품업체로 거듭나고 있는 제일모직은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 늘어난 93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분기당 영업이익 1000억원 시대를 열 것"이라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매수해야 할 때"라고 호평했다.

이 밖에 LG화학이 원 · 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와 석유화학 및 소재 부문의 고른 성장으로 예상치를 웃도는 593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서울반도체셀트리온은 각각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코스닥 대장주 자리다툼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주현승 한화증권 연구원은 "달러당 1200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원 · 달러 환율 등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 요인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난해와 같은 가파른 이익 증가는 힘들겠지만 이미 실적의 레벨이 달라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반기 실적 모멘텀 둔화 가능성에 대해 "주요 기업이 2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경우 3분기 이익 전망도 다시 상향 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