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코리아가 한국어 모바일 음성검색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에 따라 모바일 운영체제(OS)로 구글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안드로이드폰이나 아이폰 사용자들은 자판을 두드려 문자를 입력하지 않고도 음성만으로 간편하게 검색할 수 있게 됐다.

구글코리아는 16일 서울 강남파이낸스센터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어 모바일 음성검색 서비스를 발표했다. 구글은 그동안 영어 일본어 등 7개 언어로만 모바일 음성검색 서비스를 제공했다. 한국에서는 이날 안드로이드폰 'HTC 디자이어'부터 서비스가 시작됐으며,이달 중 발매될 '갤럭시S'(SK텔레콤)와 '넥서스원'(KT)에서도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조원규 구글코리아 R&D센터 사장은 "구글 음성검색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한다"며 "한국어 단어 20만개와 다양한 단어 조합을 이해할 수 있는 언어 모델을 서버에 저장해 놓고 이것을 활용해 검색해준다"고 설명했다. 또 "기계학습 원리를 적용했기 때문에 음성검색 사용이 늘어날수록 발음,억양,검색어 조합 등에 관한 정보가 축적돼 검색 결과가 정확해진다"고 덧붙였다.

구글은 △긴 검색어를 입력해야 하는 경우 △한글 영어 숫자 등이 섞여 있어 손으로 입력하기 불편한 경우 △두손으로 입력하기 어려운 경우 모바일 음성검색이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구글 모바일 음성검색은 남녀노소 누구나 특별한 훈련 없이 즉시 사용할 수 있다"며 "주위가 다소 시끄러워도 정확하게 찾아주고 검색이 가능한 단어에 제한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넥서스원으로 한국어 모바일 음성검색을 시연했다. "제주도 펜션" "박지성 골 동영상" "육개장 맛있게 끓이는 법" "부부젤라 소리 줄이는 법" "달러 환율"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 "삼청동 와인" "80평방미터는 몇평?" 등을 검색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라고 말해 애국가를 검색하기도 했다.

구글의 한국어 모바일 음성검색은 앞으로 출시될 안드로이드폰에는 기본으로 탑재된다. 홈스크린 구글 검색창 오른쪽에 있는 마이크 버튼을 누르면 음성검색을 할 수 있다. 이달 중 발매될 삼성 갤럭시S와 구글 넥서스원이 제일 먼저 이 기능이 탑재돼 나온다. 기존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은 애플리케이션이 론칭되면 안드로이드마켓이나 앱스토어에서 내려받아 깔아야 한다.

한국어 모바일 음성검색 기술 개발을 주도한 마이크 슈스터 구글 음성인식 총괄 연구원은 "한국어가 우수한 데다 일본어와 비슷해 기술을 개발하기가 어렵지 않았다"며 "7개월 전 일본어 모바일 음성검색 서비스를 내놓았을 때보다 검색 퀄리티가 좋다"고 말했다. 또 "휴대폰에서 음성 입력이 문자 입력을 완전히 대체하진 않겠지만 중요한 입력 수단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글은 한국어 모바일 음성검색 서비스를 계기로 한국 검색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원진 구글코리아 사장은 "유튜브가 한국에서 동영상 서비스 1등이 되기까지 2년 걸렸다"며 "모바일 검색은 훨씬 빨리 1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이폰 도입을 계기로 한국에서 모바일 혁명이 시작됐는데 아이폰이 모닥불이라면 안드로이드폰은 산불"이라고 덧붙였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