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들이 부동산과 과잉투자 산업,지방정부에 대한 대출 등으로 7대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연례 금융보고서를 인용,지난해 은행들의 부실대출 비율은 낮아졌지만 올해 일부 대출이 부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말 은행들의 부실대출 비율은 1.58%로 연초 대비 0.84%포인트 하락했다.

은감위는 두 번째로 부동산 대출 잠재 리스크를 지목했다.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게 이유다. 주택 구입에 대한 대출 억제 등 올 들어 부동산 긴축 조치가 잇따르고 있는 탓이다. 중국 최대 상장 부동산개발회사인 완커의 경우 지난달 분양 주택이 전년 동기보다 20% 감소하는 등 부동산 시장에 급랭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 70개 도시의 지난달 부동산 가격이 전년 동기보다 12.4% 상승하는 등 사상 두 번째로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여전히 과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노무라홀딩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중국 부동산 가격이 지난해엔 22% 올랐지만 향후 12~18개월 동안 20% 가까이 내릴 것"이라며 "부동산 버블 붕괴가 매우 빨리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 번째 리스크로는 '과잉산업'으로 흘러나가 중복 투자를 야기한 대출의 부실화가 꼽혔다. 중국의 산업 구조조정이 빨라지면서 철강 시멘트 등 과잉업종에 대한 대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네 번째 경계 대상으로는 지방정부에 대한 대출이 올랐다. 중국 정부는 지방정부들이 산하 기구를 통해 은행 대출을 받아 사업 타당성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프로젝트 개발에 앞다퉈 뛰어드는 관행에 이미 제동을 건 상태다. 하지만 지방정부 대출에 대한 과도한 억제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마저 중단시킬 경우 거대한 부실대출 도미노가 발생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은감위는 또 은행들이 당국의 자기자본비율 준수 등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일부 대출을 재무제표 밖으로 이전하고 있어 이들 대출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국가나 지역에 대한 리스크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긴축으로 자금조달비용이 상승할 경우 핫머니가 신흥시장에서 급속히 이탈해 자산 버블이 붕괴될 가능성도 지적했다. 류밍캉 은감위 주석(장관)은 "국가부도 위기,무역보호주의,높은 실업률,세계적인 공급과잉도 세계 경제에 새로운 충격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경기지표가 아직은 잘나가고 있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미국 컨퍼런스보드가 전날 발표한 중국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4월 147.1로 전달보다 1.7% 올라 2009년 2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