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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과 함께 창의 경영] (6) 남호기 한국남부발전 사장…"발전소 굴뚝에 상상력 입혀 名所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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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더미에 쌓인 南電' 모토로
    전직원 독서로 아이디어 창출
    지역민 동참 독서 한마당 열어
    [책과 함께 창의 경영] (6) 남호기 한국남부발전 사장…"발전소 굴뚝에 상상력 입혀 名所 만들죠"
    "2014년 12월 완공 예정인 삼척그린파워 주변의 주민들은 발전소 굴뚝을 보고 그날 날씨를 알 수 있게 됩니다. 맑은 날엔 굴뚝이 파란색으로,풍랑이 치면 붉은 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어부는 발전소 굴뚝을 보고 출항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겠죠.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냐고요? 단순히 연기를 내뿜던 굴뚝에 상상력을 씌웠기 때문이죠."

    지난 14일 오후 서울 대치동 미래에셋타워 17층.남호기 한국남부발전 사장(60)은 몇 마디 인사를 주고받은 뒤 대뜸 강원도 삼척에 지을 예정인 발전소 이야기부터 꺼냈다. 책상 뒤편의 조감도를 가리키며 설명하는 그의 표정엔 자신감이 가득했다.

    삼척그린파워는 전체 설비용량 500만㎾,투자비가 3조2000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그런데 이 발전소에는 굴뚝이 보이지 않는다. 흉물로 취급돼온 굴뚝 두 개를 기둥으로 삼아 그 사이에 굴뚝 높이만한 건물을 짓도록 설계했기 때문이다. 이 건물에는 발전소 제어시설과 사무실,식당,전망대 등이 들어선다. 특히 굴뚝 맨 꼭대기 부분인 지상 80m에는 전망대가 설치돼 관광 명소가 될 전망이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됐을까.

    "국민소득이 2만달러에서 3만달러,4만달러로 가려면 뛰어넘어야 할 단계가 있듯이 발전소도 기술만으로는 2만달러 수준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현재의 사고에서 벗어나 생각이 커져야죠.그러려면 창조가 필요한 데 다양한 경험의 원천인 책을 보지 않고서는 창조를 할 수 없어요. "

    2008년 10월 사장에 취임한 그는 곧바로 전 임직원에게 경영효율 30% 향상을 위한 30개 빅 아이디어를 내라고 지시했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남의 아이디어를 베끼는 건 무효였다. 생각을 바꾸고 발상을 달리해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내려니 직원들이 책과 자료를 뒤지며 공부하는 건 당연지사였다. 삼척그린파워의 창조적 개념설계도 그렇게 나왔다. 지난해 말엔 한 해 동안 생각을 바꾼 이야기들을 모아 《Think Different》(비매품)라는 책을 만들기도 했다.

    "한국남부발전의 인력은 기술 수준으로는 다들 우수하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려면 기술만으로는 부족해요. 기술과 기능에 디자인을 입히고 상상력을 더해야 세계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거든요. 그러자면 역사,문화 등 다방면의 지식이 필요한 데 이는 결국 독서로 해결할 수밖에 없지요. "

    남부발전은 올해 들어 '책더미에 쌓인 남전'을 모토로 내걸고 교보문고와 공동으로 창조독서경영을 시작했다. 3개월 단위로 추천도서를 정해주고 전 직원이 매달 한 권씩 함께 읽은 다음 레포트 형식의 독후감을 '창조독서 사이트'에 제출한다. 이 과정에서 독서지도와 경영 아이디어 제안도 이뤄진다. 우수 독서 사원에게는 작가와 떠나는 인문학 여행에 동참할 기회도 준다.

    지금까지 읽은 책은 《딜리셔스 샌드위치》 《드림 소사이어티》 《꿈꾸는 다락방》 《성공을 이끄는 기술 비전》 《빙산이 녹고 있다고?》 《애플의 법칙》 등.남 사장은 "독서는 단순히 글을 읽는 게 아니라 저자와 만나 대화하는 것"이라며 "일단 재미있는 책을 골라 참여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경영서뿐만 아니라 《남한산성》 《내가 사랑하는 사람》 《지식의 미술관》 《베토벤 바이러스》 등 문학 · 예술 서적을 읽게 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지금까지 영월,제주,부산,인천,하동 등 발전소가 있는 지역에서 소설가 김훈,성우 배한성,광고인 박웅현,시인 정호승 · 김용택씨 등을 초청해 '지역민과 함께 하는 독서한마당'을 여러 차례 마련했다. 이달에는 미술평론가 이주헌,지휘자 서희태씨를 초청해 '문화한마당'을 열고,오는 22일에는 《객주》의 김주영 작가와 떠나는 청송 · 안동 · 문경 문학여행도 마련한다.

    "사장부터 말단 직원까지 같은 책을 보니까 소통이 잘 돼요. 또 지역민과 함께 행사를 하니까 발전소에 대한 불만이나 '안티(anti)'도 없어졌어요. 더욱 중요한 것은 사원들의 상상력입니다. 그냥 지으면 공장일 뿐이지만 상상력을 더하고 문화예술을 접목하면 명품이 되니까요. 거북 등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해 호수 주변 가로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청평 호명호수의 하늘거북,고대 성곽을 연상시키는 영월발전소의 굴뚝과 냉각탑이 대표적인 사례죠."

    남 사장은 "직원들이 책을 읽으면서 기술자의 외고집만 내세우던 회사문화가 변하기 시작했고,독서한마당 · 문화한마당에 지역주민과 직원 가족까지 초대하니 가정문화와 지역문화도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책에 미친 사람' 선발대회,'나의 책,우리의 책 만들기' 캠페인도 벌이겠다"고 했다. 혼자 쓰든 여럿이 함께 쓰든,시집이든 기술서든 관계없이 회사에서 책 만들기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오주석의 《한국의 미》,김훈의 《칼의 노래》를 감동적으로 읽었다는 그는 주말이면 책을 읽기 위해 마련한 서울 근교의 시골집에 내려가 독서의 '단맛'을 즐기는 독서인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한국경제·교보문고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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