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Zoom Up] 마크로젠‥ 100여개국서 DNA분석 의뢰 …캐시카우 확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000년 6월.코스닥시장은 정보기술(IT)벤처와 바이오기업들이 뜨겁게 달궜다. 그 중에서 2월 말께 신규 상장한 마크로젠은 26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 장중 주가가 185만원대(액면가 5000원 기준)로 치솟아 '신황제주' 등극을 알렸다. 서울의대 유전자이식연구소를 모태로 한 창업 3년차의 이 회사가 시장에 보여준 것은 유전자정보를 이용한 맞춤의학 실현이란 비전이 전부였다. 유전자를 이식한 생쥐 판매로 연 매출 2억원에 불과했던 초보 바이오기업에 쏟아진 관심이 싸늘하게 식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후 마크로젠은 바이오 '거품'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다.
2010년 6월.서울 금천구 가산동 월드메르디앙벤처센터 9층의 마크로젠 게놈분석실.이곳의 연구원들은 수북하게 쌓인 우편물을 분류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우편물은 세계 각국 연구소와 제약회사 등이 보내온 DNA샘플.마크로젠은 23대의 염기서열 분석기를 통해 하루 평균 5000~6000건에 달하는 DNA샘플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이메일로 통보해 주고 있다. 현재 100여개 국가가 마크로젠에 DNA분석을 맡기고 있다. 2008년 설립 13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흑자를 낼 수 있었던 동력이다.
마크로젠은 지난해 영업적자로 돌아섰지만,국내 바이오회사 중 부업이 아닌 본업으로 흑자를 낸 유일한 회사로 꼽힌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5% 증가했으나 연구 · 개발(R&D) 분야 등 일회성 투자비 증가로 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김형태 대표는 14일 "맞춤의약시대를 대비해 한국인뿐만 아니라 전 인종을 망라한 유전정보 콘텐츠를 확보하는 게 마크로젠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질병을 예측하고,신약 개발이 가능한 수준의 유전자 정보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며 "마크로젠은 이제 시간과의 싸움을 할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마크로젠은 매출의 60~70%를 차지하는 유전자 분석 서비스와 생쥐 등 모델동물 제공사업을 비롯,2006년부터 태아의 유전병을 조기 진단하는 유전체 검사 사업을 시작했다. G-스캐닝으로 불리는 이 비즈니스는 향후 개인 유전체 정보 보관과 개인별 맞춤의약품 개발 등으로 영역이 확대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유전자분석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하고,큰 폭의 영업이익도 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현재 전 세계 생명과학계를 중심으로 인간 유전체 정보를 이용한 질병의 예방,진단,치료를 위한 유전자 콘텐츠 확보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마크로젠도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의 유전정보 분석에 착수,백인 중심의 게놈프로젝트와 정면승부를 벌이고 있다. 이미 한국인 10명의 표준유전체를 대외적으로 공개한 마크로젠은 향후 아시아 9개국 918명의 DNA를 분석,인종별 공공성격의 아시아게놈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얼마나 많은 유전자 정보를 확보하느냐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며 "현재 3억원에 달하는 유전자 분석 비용을 줄이고,소요시간도 앞당기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마크로젠이 최근 삼성종합기술원,삼성SDI와 공동으로 유전자분석기(염기서열 분석기) 개발에 나서기로 한 것은 이 같은 배경에서다. 현재 인간의 유전체 분석시장은 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하지만 유전체 분석 수요가 실험실의 연구과제에서 맞춤의학 쪽으로 확대될 경우 시장규모는 최소 100조원 이상으로 팽창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바이오칩 분야 선도업체인 마크로젠과 IT 분야 최강자인 삼성이 손을 잡은 것은 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2010년 6월.서울 금천구 가산동 월드메르디앙벤처센터 9층의 마크로젠 게놈분석실.이곳의 연구원들은 수북하게 쌓인 우편물을 분류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우편물은 세계 각국 연구소와 제약회사 등이 보내온 DNA샘플.마크로젠은 23대의 염기서열 분석기를 통해 하루 평균 5000~6000건에 달하는 DNA샘플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이메일로 통보해 주고 있다. 현재 100여개 국가가 마크로젠에 DNA분석을 맡기고 있다. 2008년 설립 13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흑자를 낼 수 있었던 동력이다.
마크로젠은 지난해 영업적자로 돌아섰지만,국내 바이오회사 중 부업이 아닌 본업으로 흑자를 낸 유일한 회사로 꼽힌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5% 증가했으나 연구 · 개발(R&D) 분야 등 일회성 투자비 증가로 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김형태 대표는 14일 "맞춤의약시대를 대비해 한국인뿐만 아니라 전 인종을 망라한 유전정보 콘텐츠를 확보하는 게 마크로젠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질병을 예측하고,신약 개발이 가능한 수준의 유전자 정보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며 "마크로젠은 이제 시간과의 싸움을 할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마크로젠은 매출의 60~70%를 차지하는 유전자 분석 서비스와 생쥐 등 모델동물 제공사업을 비롯,2006년부터 태아의 유전병을 조기 진단하는 유전체 검사 사업을 시작했다. G-스캐닝으로 불리는 이 비즈니스는 향후 개인 유전체 정보 보관과 개인별 맞춤의약품 개발 등으로 영역이 확대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유전자분석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하고,큰 폭의 영업이익도 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현재 전 세계 생명과학계를 중심으로 인간 유전체 정보를 이용한 질병의 예방,진단,치료를 위한 유전자 콘텐츠 확보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마크로젠도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의 유전정보 분석에 착수,백인 중심의 게놈프로젝트와 정면승부를 벌이고 있다. 이미 한국인 10명의 표준유전체를 대외적으로 공개한 마크로젠은 향후 아시아 9개국 918명의 DNA를 분석,인종별 공공성격의 아시아게놈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얼마나 많은 유전자 정보를 확보하느냐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며 "현재 3억원에 달하는 유전자 분석 비용을 줄이고,소요시간도 앞당기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마크로젠이 최근 삼성종합기술원,삼성SDI와 공동으로 유전자분석기(염기서열 분석기) 개발에 나서기로 한 것은 이 같은 배경에서다. 현재 인간의 유전체 분석시장은 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하지만 유전체 분석 수요가 실험실의 연구과제에서 맞춤의학 쪽으로 확대될 경우 시장규모는 최소 100조원 이상으로 팽창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바이오칩 분야 선도업체인 마크로젠과 IT 분야 최강자인 삼성이 손을 잡은 것은 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