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사이클 펀드 투자전략] 똑똑한 라이프사이클 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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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서 가장 빠른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금융투자상품은 무엇일까. 바로 라이프사이클(Life Cycle)펀드다. 1996년 60억달러였던 전체 규모가 2004년에는 1030억달러로 17배 늘었다. 국내에서는 아직 조금 생소한 이름이지만 투자자의 연령에 맞춰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알아서' 짜주는 걸로 유명하다.
401K(확정기여형 기업연금제도)가 가장 유명한 라이프사이클펀드의 일종이다. 이 펀드는 투자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하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와 다르다. 최초의 401K 상품인 '피델리티 프리덤 펀드'는 2001년 1000만달러에서 2005년 4100만달러로 자산 규모가 증가했다. 이후로도 꾸준한 성장을 지속해 2009년 말 기준으로 순자산이 1002억달러에 이른다.
◆알아서 포트폴리오 조정해주는 펀드
개인 포트폴리오는 목표 시점에 따라 적절히 배분돼야 한다. 은퇴 대비가 목적인 경우 젊을수록 주식 비중이,나이가 들수록 안전자산인 채권과 현금의 비중이 높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실제 자산 배분을 보면 이와 동떨어진 경우가 많은데 라이프사이클펀드가 도움을 줄 수 있다.
피델리티인터내셔널이 2008년 영국에서 '은퇴준비지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5세 이하 응답자의 40%가 주식에 전혀 투자하지 않고 있으며 55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25%에 가까운 사람이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주식으로 채워놓고 있었다. 홍콩에서도 30세 이하 근로자들이 갖고 있는 주식 및 혼합형 펀드 비중은 30.5%로 55세 이상의 69.4%에 비해 크게 낮았다.
이처럼 부적절한 자산 배분은 은퇴 시기가 다가왔을 때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예컨대 은퇴에 가까운 투자자의 주식 보유 비중이 높다면 주식시장의 상황에 따라 수십년간 모은 재산을 잃을 수 있다.
개인이 스스로 자산 비중을 조절하기가 어렵다면 은퇴 시기가 다가오면 자동적으로 자산 비율을 조정해주는 라이프사이클펀드가 현실적인 대안이다. 장기간 동일한 펀드에 투자하더라도 자산 포트폴리오가 알아서 조정되기 때문이다.
라이프사이클펀드는 일반적으로 투자 초기에는 주식 위주의 공격적인 포트폴리오에서 시작해 점차 채권과 현금을 혼합한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로 조정된다.
올해 말 만기가 돌아오는 '피델리티 2010 목표펀드'는 채권(36.5%)과 현금(43.0%) 비중이 높은 반면,투자자산 회수 시점이 30년 정도 남은 2040 목표펀드는 자산의 97.9%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목표만기형과 적정배분형으로 구분
현재 국내에서 운용되는 라이프사이클펀드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일정 시점에 포트폴리오가 자동으로 재조정되는 목표만기형과 투자자가 일정 부분 직접 포트폴리오 조정을 선택하는 적정배분형이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라이프사이클펀드로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웰스플랜주식펀드'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라이프사이클펀드'가 대표적이다. 삼성웰스플랜주식펀드는 가입 다음 해부터 점차 주식 투자 비율이 낮은 펀드로 전환할 수 있으며 가입 첫해 주식 투자 비율을 80,65,50,35,20% 중에서 고를 수 있다. 미래에셋라이프사이클펀드의 경우 모자형 펀드로 주식 투자 비중에 따라 5가지 펀드로 나눠진다.
해외 업체 중에는 피델리티자산운용이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라이프사이클펀드인 '피델리티 목표 펀드 시리즈'가 주목할 만하다. 올해부터 2040년까지 5년마다 설정된 목표 시기에 맞춰 투자 자산을 회수한다는 계획하에 운용되는 상품이다. 역외펀드이다 보니 달러화나 유로화로 투자할 수 있다.
정해진 기간 동안 동일한 비율로 자산을 배분하지 않고 매일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 배분 비중을 조정해 위험 회피에 장점이 있다. 푸르덴셜자산운용도 국내와 해외에서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라이프사이클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설정일부터 매 10년마다 주식 비중을 10%씩 감소시키는 '템플턴 퇴직연금 글로벌 펀드'도 있다.
◆퇴직연금 활성화와 함께 보급 확대될 듯
라이프사이클펀드는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국가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더 큰 수혜를 누릴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그런데도 국내에서는 아직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펀드를 단기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고 퇴직연금제도가 본 궤도에 올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라이프사이클펀드가 큰 인기를 얻게 된 계기는 401K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시기와 맞물린다. 국내에서도 앞으로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하는 사람들에게 라이프사이클펀드가 가장 적합한 투자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꼭 퇴직연금이 아니더라도 은퇴 후 노후생활과 자녀의 결혼 및 대학 학자금,내집 마련 등과 같이 장기적으로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개인투자자라면 라이프사이클펀드를 이용해 볼 만하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401K(확정기여형 기업연금제도)가 가장 유명한 라이프사이클펀드의 일종이다. 이 펀드는 투자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하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와 다르다. 최초의 401K 상품인 '피델리티 프리덤 펀드'는 2001년 1000만달러에서 2005년 4100만달러로 자산 규모가 증가했다. 이후로도 꾸준한 성장을 지속해 2009년 말 기준으로 순자산이 1002억달러에 이른다.
◆알아서 포트폴리오 조정해주는 펀드
개인 포트폴리오는 목표 시점에 따라 적절히 배분돼야 한다. 은퇴 대비가 목적인 경우 젊을수록 주식 비중이,나이가 들수록 안전자산인 채권과 현금의 비중이 높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실제 자산 배분을 보면 이와 동떨어진 경우가 많은데 라이프사이클펀드가 도움을 줄 수 있다.
피델리티인터내셔널이 2008년 영국에서 '은퇴준비지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5세 이하 응답자의 40%가 주식에 전혀 투자하지 않고 있으며 55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25%에 가까운 사람이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주식으로 채워놓고 있었다. 홍콩에서도 30세 이하 근로자들이 갖고 있는 주식 및 혼합형 펀드 비중은 30.5%로 55세 이상의 69.4%에 비해 크게 낮았다.
이처럼 부적절한 자산 배분은 은퇴 시기가 다가왔을 때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예컨대 은퇴에 가까운 투자자의 주식 보유 비중이 높다면 주식시장의 상황에 따라 수십년간 모은 재산을 잃을 수 있다.
개인이 스스로 자산 비중을 조절하기가 어렵다면 은퇴 시기가 다가오면 자동적으로 자산 비율을 조정해주는 라이프사이클펀드가 현실적인 대안이다. 장기간 동일한 펀드에 투자하더라도 자산 포트폴리오가 알아서 조정되기 때문이다.
라이프사이클펀드는 일반적으로 투자 초기에는 주식 위주의 공격적인 포트폴리오에서 시작해 점차 채권과 현금을 혼합한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로 조정된다.
올해 말 만기가 돌아오는 '피델리티 2010 목표펀드'는 채권(36.5%)과 현금(43.0%) 비중이 높은 반면,투자자산 회수 시점이 30년 정도 남은 2040 목표펀드는 자산의 97.9%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목표만기형과 적정배분형으로 구분
현재 국내에서 운용되는 라이프사이클펀드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일정 시점에 포트폴리오가 자동으로 재조정되는 목표만기형과 투자자가 일정 부분 직접 포트폴리오 조정을 선택하는 적정배분형이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라이프사이클펀드로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웰스플랜주식펀드'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라이프사이클펀드'가 대표적이다. 삼성웰스플랜주식펀드는 가입 다음 해부터 점차 주식 투자 비율이 낮은 펀드로 전환할 수 있으며 가입 첫해 주식 투자 비율을 80,65,50,35,20% 중에서 고를 수 있다. 미래에셋라이프사이클펀드의 경우 모자형 펀드로 주식 투자 비중에 따라 5가지 펀드로 나눠진다.
해외 업체 중에는 피델리티자산운용이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라이프사이클펀드인 '피델리티 목표 펀드 시리즈'가 주목할 만하다. 올해부터 2040년까지 5년마다 설정된 목표 시기에 맞춰 투자 자산을 회수한다는 계획하에 운용되는 상품이다. 역외펀드이다 보니 달러화나 유로화로 투자할 수 있다.
정해진 기간 동안 동일한 비율로 자산을 배분하지 않고 매일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 배분 비중을 조정해 위험 회피에 장점이 있다. 푸르덴셜자산운용도 국내와 해외에서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라이프사이클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설정일부터 매 10년마다 주식 비중을 10%씩 감소시키는 '템플턴 퇴직연금 글로벌 펀드'도 있다.
◆퇴직연금 활성화와 함께 보급 확대될 듯
라이프사이클펀드는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국가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더 큰 수혜를 누릴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그런데도 국내에서는 아직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펀드를 단기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고 퇴직연금제도가 본 궤도에 올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라이프사이클펀드가 큰 인기를 얻게 된 계기는 401K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시기와 맞물린다. 국내에서도 앞으로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하는 사람들에게 라이프사이클펀드가 가장 적합한 투자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꼭 퇴직연금이 아니더라도 은퇴 후 노후생활과 자녀의 결혼 및 대학 학자금,내집 마련 등과 같이 장기적으로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개인투자자라면 라이프사이클펀드를 이용해 볼 만하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