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을 계기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아프리카로 쏠리고 있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이 이뤄지는 월드컵은 개최국에 경제성장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월드컵은 미개발지역인 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만큼 투자자들의 호기심이 많다. 전문가들은 아프리카의 성장 가능성에 일찌감치 투자하고 싶다면 '중동 · 아프리카'나 'EMEA' 펀드를 활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불안한 글로벌 경기에서 변동성 작아

중동 · 아프리카펀드는 이머징마켓을 뛰어넘어 프런티어마켓으로 꼽히는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다. 석유 가스 등 원자재 사업과 통신 건설 등 인프라사업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진 이집트 이스라엘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등이 대표적인 투자대상국으로 꼽힌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23개 중동 · 아프리카펀드가 출시돼 있다.

이 펀드들의 장점은 개발이 가장 덜 이뤄진 지역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향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또 글로벌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 웬만한 악재에 휘둘리지 않는 덕에 수익률의 변동성이 낮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실제 유럽 재정위기로 최근 한 달간(6월 9일 기준) 북미(-7.74%) 일본(-7.20%) 러시아 (-5.12%) 신흥유럽(-4.81%) 펀드가 큰 폭의 손실이 내는 동안에도 중동 · 아프리카펀드는 1.55%의 손실만 냈다. 개별펀드로는 설정액이 1100억원으로 가장 많은 'JP모간중동&아프리카 A'(-0.02%)가 선방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요즘처럼 글로벌 경기의 불안요소인 유럽 재정위기나 중국의 긴축정책 등으로 펀드 수익률의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변방에 있는 프런티어마켓에 대한 투자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게 나타난다"며 "다만 이머징마켓보다 수익을 내는 데까지 시일이 오래 걸리고 투자국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것이 단점"이라고 말했다.

◆전체 펀드 포트폴리오에서 3% 안팎

신흥유럽 · 중동 · 아프리카에 투자하는 EMEA 펀드도 아프리카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 비중이 꽤 높기 때문이다. '피델리티EMEA'의 경우 남아프리카에 대한 투자 비중만 40%에 달한다. 이 펀드는 러시아 터키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에도 함께 분산 투자하기 때문에 중동 · 아프리카펀드의 단점을 보완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펀드는 시중에 13개가 출시돼 있다. 'NH-CA아프리카중동이머징유럽플러스'가 최근 한 달간 -0.18%의 수익률로 가장 양호한 성과를 냈다.

전문가들은 중동 · 아프리카펀드를 펀드 포트폴리오에서 주력 펀드로 삼기보다는 위성펀드로 활용할 것을 조언한다. 아직까지는 이머징지역에 비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아프리카 지역은 투자 기회가 많은 지역이지만 아직은 시장 규모가 작은 데다 유동성도 부족하기 때문에 무리한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며 "아프리카 투자 비중을 전체 펀드 포트폴리오 가운데 3~5% 정도로 제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