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전쟁에서 소외된 LG전자의 주가가 하락을 거듭 10만원마저 붕괴됐다.

스마트폰 부분에서 여전히 시장의 관심을 끌 만한 이슈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데다,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TV부문 적자 우려까지 겹쳐 '그로기(groggy)' 상태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떨어질 만큼 떨어져 저가매수세가 들어와야할 상황임에도 불구,오히려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하반기 LG전자의 실적을 좌우하는 양대 산맥이 TV와 휴대폰 부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우려를 털어내지 않는 이상 의미있는 주가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LG전자 10만원 붕괴, 신저가까지 근접

LG전자의 주가는 삼성전자 '갤럭시S'와 애플 '아이폰4'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 지난 4일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날(9일)에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밀려 10만원 밑으로 털썩 주저앉았다. LG전자는 나흘만에 -9.21%, 9만8500원까지 추락해 지난달 25일 기록한 52주 최저가인 9만7200원과의 차이가 1300원까지 좁혀졌다.

10일 전문가들은 LG전자의 이같은 하락세에 대해 투자자의 관심을 환기시킬만한 스마트폰 부재와 TV부문의 적자 우려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백종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스마트폰 열기가 뜨거운데 소외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유럽쪽 TV 주문 감소 우려로 인한 실적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옵티머스Q의 경우 아이폰4, 갤럭시S에 비해 기능과 경쟁력에서 상대적으로 열위에 놓여있다"고 진단했다.

강윤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TV부문은 유럽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한다"며 "최근 재정위기 우려로 유럽의 분위기가 안 좋아서 역마진이 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주가 당분간 보수적인 흐름 이어질 것"

LG전자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는 것은 하반기를 이끌어갈 부문이 휴대폰과 TV이기 때문이다.

백종석 연구원은 "백색가전과 에어컨은 2분기가 성수기고, 이제 TV와 휴대폰이 LG전자의 실적을 책임줘져야 한다"며 "그런데 이 부문들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면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TV와 휴대폰 부문의 실적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며 "LG전자의 주가는 당분간 보수적인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LG전자 측은 2분기 TV부문 적자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터무니없다는 반응이다. 휴대폰 부문도 잇따라 스마트폰 출시가 예정돼 있어 경쟁력을 회복할 것으로 봤다.

LG전자 관계자는 "유럽쪽 TV 판매량은 꾸준하게 잘 나오고 있다"며 "LED(발광다이오드) TV 등 고가제품의 비중이 높아지고 기술개발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있어 적자가 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스마트폰은 시장에서 환영받을 수 있는 제품을 내놓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옵티머스Q에 이어 옵티머스Z 등 연내에 국내 5종과 해외 10종의 스마트폰을 출시해 시장의 우려를 씻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