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 여부가 오는 22일 결정된다. 지난해 편입에 실패했던 한국 증시는 올해도 편입 가능성이 50% 정도로 관측된다. 하지만 작년과는 상황이 사뭇 다르다. 금융당국과 증권 업계는 "편입되면 좋고 안 되도 나쁘지 않다"는 분위기다.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에선 이미 한국 증시가 선진지수에 포함돼 있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도 가장 빠른 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는 무덤덤한 반응

MSCI 지수사업을 총괄하는 MSCI바라(Barra)는 22일 오전 6시(한국시간) 올해 시장분류 결과를 공개한다고 9일 밝혔다. 올해 선진시장 편입후보(관찰대상국)는 한국과 대만이다. 한국은 지난해 이스라엘과 함께 후보에 올랐다가 신흥시장에 남았다.

선진지수 편입의 쟁점은 크게 세 가지다. MSCI 측은 △외환거래 제한 완화 △외국인등록제(ID) 폐지 △코스피200 실시간 데이터 사용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측은 외환 부문의 경우 장내 현 · 선물시장은 물론 장외에도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이 개설돼 문제가 없고,외국인 ID제도는 전산화로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가장 첨예한 이슈인 지수 사용권은 MSCI와 한국거래소 사이의 협의사항으로,선진지수 편입과 직결되는 사안은 아니란 것이 우리 측 주장이다. 실제로 FTSE의 경우 지난해 한국을 선진지수로 편입한 이후 올해 한국거래소의 승인을 받는 조건으로 지수 관련 파생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추후 합의한 선례가 있다.

증권가 예상은 '50 대 50'이다. MSCI 선진지수에 포함된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이 재정위기로 고전 중이어서 한국의 편입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평가다. 한국 증시 시가총액은 세계 13위,거래대금은 8위로 사실상 선진국 반열에 올라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반면 지수사용권 문제를 놓고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은 걸림돌이다. MSCI 측은 한국이 선진시장으로 이동할 경우 이머징지수가 타격받을 우려가 있다는 점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미국계 증권사 임원은 "한국이 빠져나가면 MSCI 이머징지수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5%까지 급상승해 지수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편입시 장기자금 유입 기대

전문가들은 선진지수에 편입될 경우 국내 증시로 적어도 15조원가량의 외국인 자금이 신규 유입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소 예상 유입액으로 하나대투증권은 13조원,하이투자증권은 14조원,교보증권은 14조7000억원을 각각 제시했다. 국제금융센터는 1년간 15조6000억원이 들어올 것으로 추정했다.

조인강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이미 한국 증시는 거래 규모나 상장사 실적 등에서 선진국 수준이고 투자 매력이 크므로 선진지수 편입이 급한 문제는 아니다"며 "다만 선진시장에 들어가면 양질의 장기자금이 늘어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에서 한국의 위상을 감안하면 MSCI 선진지수 편입은 되느냐 안 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 문제"라고 평가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