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함께 창의 경영] (5) 현병택 IBK캐피탈 사장‥"독서클럽 만들었더니 직원들 소통 4배나 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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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책 3권 사내인트라넷 공고
독후감 올리면 도서상품권 지급
수익 1% 도서구입비 지원할 것
독후감 올리면 도서상품권 지급
수익 1% 도서구입비 지원할 것
비결은 적절한 비유와 인용이다. 지난달 31일 직원 가족들에게 보낸 감사편지에서는 "'회사가 잘되면 창문을 보고,안 되면 거울을 보라'는 말이 문득 스치기에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보게 됐다"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회사의 경영상태를 간접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감사의 뜻도 전했다. 또 올해 설날 선물로 산 김과 함께 보낸 편지에서는 "어릴 적 이맘때쯤 제가 반찬투정을 할라치면 어머니께서는 안방 다락 속에 고이 보관했던 김 한 장을 건네주곤 하셨다"며 받는 이의 감성을 자극했다.
지난해 30여년 은행원 생활의 경험과 노하우를 담은 책 《세상에 온몸으로 부딪쳐라》(원앤원북스)를 내기도 했던 그의 글쓰기는 어릴 때부터 쌓은 독서에서 나왔다.
"고향인 충남 예산에서 초등학교를 마친 후 서울 고모댁에서 유학을 했는데 학교 서무과 직원이던 고모부가 도서관도 관리하신 덕분에 책을 엄청 많이 읽었어요. 덕분에 학교 성적도 올랐고,교지 편집위원도 하며 문학의 꿈을 키웠죠.낙방하긴 했지만 대학 땐 신문사 신춘문예에도 응모했고요. "
그는 책이든 신문이든 광고전단지든 문자로 인쇄된 것이면 무조건 챙겨 읽는 그야말로 '글 읽기 광(狂)'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집에서 신문 4종을 꼼꼼히 훑어보고 엘리베이터나 지하철에 부착된 광고 문구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나라면 어떻게 할까?' 궁리한다.
책도 마찬가지다. 주로 아침,저녁 시간에 책을 읽는 그는 한 달에 서너 권을 독파한다. 역사,경제 · 경영,문학,종교 등 다방면의 책을 섭렵하지만 경영서 중에는 외국 책을 번역한 것보다 생생한 실제 사례가 있는 국내서를 선호한다. 현장주의자인 그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최종학 서울대 교수가 쓴 《숫자로 경영하라》에는 회계의 전문적인 내용을 일반 경영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놓았어요. 최 교수님은 생생한 사례 중심의 강의로 잘 알려진 분인데 동아제약,두산인프라코어 등 국내 기업의 사례를 들며 설명해주니 머리에 쏙쏙 들어오지요. 요즘에는 《대국굴기》를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흥망성쇠의 기운이 대서양에서 미국을 거쳐 동양으로 온다니 우리 기업들에도 반가운 일 아니겠어요?"
현 사장은 지난 1월부터 사내에 'IBK독서클럽'을 운영 중이다. 단편적인 지식으로는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신기술 금융을 기반으로 하는 터라 다양한 사업 분야에 투자하려면 다방면의 지식을 쌓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고객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만족시키는 첩경이 바로 독서라는 얘기다.
IBK캐피탈에서는 직책별 · 직급별로 골고루 참여하는 도서선정위원회가 매달 3권 정도 권장도서를 정해 사내 인트라넷에 공지하면 200여명의 전 직원들은 그 중 골라서 책을 읽는다.
지금까지 읽은 책은 《아웃라이어》 《덕혜옹주》 《유니클로 이야기》 《파라다이스》 《삼성을 생각한다》 《잠자기 전 30분》 《마켓 3.0》 《우리는 10분에 세 번 거짓말한다》 《스눕》 등.의무사항은 아니지만 독후감을 인트라넷에 올리고 댓글로 의견을 주고받는 일이 잦아졌다. 독후감을 올린 사람에게는 도서상품권도 준다.
"독서클럽을 운영한 후 회사문화가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추천도서 외에도 책을 사서 들고 다니는 사람이 부쩍 늘었고,소통과 참여도 활성화됐습니다. 예전같으면 사내 아이디어 공모에 참여하는 사람이 전 직원의 10%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30~40%로 늘었어요. 지난 1일 공익사업을 위해 출범한 푸른하늘봉사단도 사원들이 참여해 이름과 구호를 지었죠."
현 사장은 "경영자든 사원이든 시간이 없어 책을 못 읽는다는 건 핑계일 뿐"이라며 "책이야말로 다른 사람의 간접 경험과 지혜를 고스란히 배울 수 있는 보물이자 저자와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매개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올해 경영 상황을 더 따져봐야 하겠지만 영업이익의 1%를 직원들의 책값과 신문구독비로 지원할 생각"이라며 독서경영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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