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車 배터리 재생…수출로 새 인생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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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범 선두산업 사장
印尼에 공장 설립 추진
印尼에 공장 설립 추진
"각종 사업에 실패한 뒤 중고차수출단지에서 블루오션을 찾게 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중고차 바이어들이 사들인 중고차 안에 중고배터리 등 자동차 소비제품까지 싣고 간다는 것을 알고난 뒤 폐배터리 재생품 수출로 새 인생을 열게 됐죠."
국내 한 벤처기업이 자동차 폐배터리를 새 제품 수준으로 복원 재생하는 기술을 국산화한 뒤 재생 배터리 수출을 통해 외화벌이에 나섰다.
주인공은 지난해 3월 중고차 소비제품 재생업체인 선두산업을 창업한 임창범 사장(50).부산 경상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파란만장한 역정을 걸어왔다. 첫 직장인 대림산업에서 2년간 근무한 후 영화프로덕션에서 일했지만 회사의 부도로 그만두어야 했다. 비디오숍과 생수사업에서 실패를 거듭한 뒤 건자재 무역회사에서 일하다가 5년 전 5억원을 투자해 중국 단둥에 현지공장을 세워 3년간 블라인드를 생산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에서 IT(정보기술) 등 첨단업종을 제외한 외국인 투자업종에 대한 세제혜택(수출환급액 지급)을 폐지하는 바람에 수익성이 떨어지자 2007년 사업을 접고 귀국했다.
"중고차 수출을 하는 교회 지인을 만나러 인천항 중고차수출단지를 찾아간 것이 이 분야에 뛰어든 계기가 됐죠.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 바이어들을 상대로 컨테이너박스 사무실에서 중고배터리와 중고타이어를 팔았습니다. "
그런데 바이어들은 기존 재생 배터리가 수명이 짧고 방전이 잘된다며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원했다. 그는 품질 좋은 재생 배터리를 구하기 위해 시장조사를 했지만 원하는 제품을 찾을 수 없었다.
고민 끝에 직접 재생 배터리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신용보증기금에서 1억5000만원을 지원받고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부인의 사업장을 담보로 2억원을 융자받아 총 6억원의 창업자금을 마련한 뒤 200㎡ 규모의 임대공장을 구했다.
국내 폐배터리 재생기 생산업체인 브링파워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1년간 연구 끝에 폐배터리를 새 제품의 98% 수준으로 재생하는 '전기식 복원' 재생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화학물질을 투입해 폐배터리 안에 붙어있는 황산염을 분리하는 기존 재생 방식과는 달리 전자파를 사용,황산염을 완전 분해하는 방식이다. 그는 "자사 재생기로 생산한 재생 배터리는 국내 새 배터리의 80% 수준에 공급되는 중국산 새 배터리보다 수명이 길고 방전이 되지 않는데다 가격도 월등히 낮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창업 1년 만에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와 가나, 수단,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로 재생 배터리 2만개(약 7억원)를 수출했으며 앞으로 연간 15만개(약 50억원)를 수출할 계획이다.
해외에도 공장을 짓는다. 선두산업은 정부로부터 환경그린 모범업체로 선정돼 환경산업기술연구원 지원금을 포함해 10억원을 투자, 인도네시아에 폐배터리 재생공장을 세워 월 3만개의 재생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임 사장은 "내수공급도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재생 배터리의 군부대 납품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생산시설을 이전,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