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 전자업체들이 에칭,도금 작업을 할 때 흘러나오는 폐용액에는 미량의 금이 함유돼 있다.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에서 이 폐용액에 들어있는 금을 골라낼 수는 없을까.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광물자원연구본부 전해공정연구팀(연구책임자 김수경 · 사진)은 금,백금 등 귀금속을 회수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2008년 10월 결성된 연구팀은 용액분석,반응속도,사이클론,고속전해,전기화학 등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을 통해 전기화학적 원리를 이용해 귀금속의 고속전해기술을 개발하는 중이다. 에너지기술평가원으로부터 매년 2억1000만원씩 3년간 6억3000만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고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산업에 쓰이는 귀금속을 전량 해외에서 수입해오는 상황에서 4000억~5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금 함유 폐용액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며 "국내에서 나오는 귀금속 폐용액을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고효율 저에너지 고속회수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내의 경우 '이온흡착법을 이용한 금 회수' 등 부분적으로 귀금속을 회수하는 상업적 공정이 가동되고 있으나 낮은 회수율과 높은 환경부하공정으로 인해 관련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환원제 사용에 따른 부담비용을 감소시키고 처리공정을 간략하게 해야 국내 중소기업들이 전해공정기술을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귀금속 회수사업에 동참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열악한 조업환경,환경오염 발생 등 문제점이 많은 재래식 환원법을 개선해 국내 업체들이 기술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연구팀에서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귀금속 회수공정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농도가 낮은 희박용액에 대한 재활용 기술이 없다는 점을 꼽는다. 김수경 책임연구원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고속전해조를 이용한 고효율 에너지 저감형 귀금속 회수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난류형성을 촉진하는 사이클론을 전해공정의 습식전해조로 적용해 난류를 이용한 물질이동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했다. 난류에서는 층류에 비해 물질의 이동속도가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귀금속의 고속회수가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