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사이트로 억만장자..일확천금 노리다 자멸

한때 중국 최대 음악 사이트를 운영하며 IT 신화의 주역으로 꼽혔던 30대 CEO가 음란 사이트를 운영하다 적발돼 사법처리되면서 몰락했다.

후베이(湖北)성 징저우(刑州)시 징저우구 법원이 지난달 31일 음란 사이트 운영 혐의로 기소된 정리(鄭立)를 비롯한 주범 5명에게 징역 2-6년에 벌금 10만-50만 위안을 선고했다고 초천금보(楚天金報) 등 현지 언론들이 1일 보도했다.

이들은 2008년 6월 음란 사이트를 개설, 대학을 졸업했거나 재학 중인 20대 여성 48명을 고용해 회원들을 상대로 24시간 나체 채팅 서비스를 제공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이트는 개설 6개월 만에 7억3천만 명이 방문하고 유료 회원만 3천만 명에 이르는 중국 최대 음란 사이트로 커지면서 2천만 위안(34억 위안)을 벌어들였으나 지난 1월 음란 출판물 및 사이트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 공안 당국에 적발됐다.

징역 6년에 50만 위안의 중형이 선고된 정리는 한때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음악 사이트를 운영하며 억만장자 반열에 올라 유명세를 탔다.

2002년 단돈 2천 위안(34만 원)을 들여 음악 사이트 펀베이망(分具網)을 개설한 뒤 무명의 여가수를 취입시킨 '독이 든 향수'와 '쥐는 쌀을 사랑해' 등의 노래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일약 중국 IT계의 샛별로 떠올랐던 것.
이 음악 사이트는 삽시간에 1천2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한 중국 최대 음악 사이트로 성장했으며 정리는 여세를 몰아 외국계 기업으로부터 수천만 위안의 투자까지 이끌어내며 억만장자의 꿈을 이뤘다.

그러나 2008년부터 이 사이트의 인기가 시들면서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하자 일확천금을 노려 음란 사이트에 손을 댔다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지며 자멸했다.

정리와 함께 음란 사이트를 운영하다 적발된 공범들도 중국의 차세대 IT 대표 주자로 꼽히며 주목받았던 '바이링허우(80後.1980년 이후 출생자)' 세대의 젊은 CEO들이었다.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p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