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포털업체 직원 정지오씨(30)는 '홈 서버 전도사'로 불린다. 다큐멘터리와 영화 감상이 취미인 그는 출 · 퇴근길 스마트폰으로 집에 설치한 서버에 접속한 뒤 동영상 파일을 실시간으로 본다.

정씨처럼 개인용 '홈 서버'를 구축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아예 집에 서버를 두고 초고속 통신망으로 언제 어디서든 다운로드받는 방식을 즐기는 얼리어답터들이다.

정씨가 홈 서버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맘먹은 것은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 기기가 일일이 관리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폰 노트북 홈시어터PC(HTPC) 작업용 데스크톱 등 모두 8개의 디지털 기기를 갖고 있다. 하나의 서버에 동영상 파일들을 저장하고 보고 싶을 때마다 꺼내보는 방법을 선택했다.

정씨는 "구입한 지 3년된 낡은 애플 맥북을 서버용 PC로 전용하고 무선 공유기와 초고속 통신회선으로 디지털 기기들을 모두 연결했다"고 설명했다. 부족한 데이터 저장 공간은 NAS(서버와 연결해 쓰는 전용 저장장치)를 따로 구해 달았다.

"무엇보다 번거롭게 파일을 일일이 저장하지 않아 편하고,비용 부담도 크지 않다"는 게 정씨의 설명이다. NAS 구매를 제외하고 그가 홈 서버에 들인 돈은 1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집 밖에서 동영상을 보는 것도 와이브로 신호를 무선랜(와이파이)으로 바꿔주는 휴대용 무선 공유기 '에그'를 이용하면 저렴하다. 서버 역할인 맥북에 운영체제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XP를 설치하고 서버관리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유지 관리도 간편하다고 덧붙였다.

별도의 서버용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더라도 간편하게 PC에 저장된 동영상 음악 콘텐츠를 불러와 즐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기능을 갖춘 대표적인 아이폰용 앱인 '에어 비디오'는 국내 앱스토어 발매 이후 꾸준히 인기 순위 3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PC 원격 제어용 앱도 인기다. 스마트폰 이용자 커뮤니티에 특정 홈 서버의 접속 권한을 공유하는 내용의 글들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아이패드 등 태블릿PC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해 별도의 홈 서버를 구축하는 사람들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