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과매도권에 진입했다고 판단된다면 어떤 종목을 공략해야 할까.

26일 코스피 지수가 전날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시도했으나 장중에 다시 하락으로 반전, 이틀째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분석] 증시 과매도권 진입 땐 어떤 종목 관심 가져야?
이 가운데 최근 증시 급락으로 인해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발생한 종목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격 매력 외에도 실적과 수급조건을 겸비한 종목들로 관심대상을 좁힐 것을 주문했다.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코스피 지수 하락률은 10.37%로, 이 가운데 지난주부터 떨어진 폭이 7.94%에 이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코스피 지수 종가 기준 한국 증시의 12개월 예상 PER(주가수익비율)은 8.5배 수준으로,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발생했던 2008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럽발 재정위기 확대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리와 함께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등 변동성 확대 요인들의 영향권 아래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한국증시가 과매도권 영역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김정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지수 밸류에이션은 대우증권 유니버스(분석대상) 기준 PER 8.3배, PBR(주가순자산비율) 1.09배로, 기술적 분석상 과매도권에 진입하고 있다"며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 국면은 매수 시점"이라고 밝혔다.

현재 20일 이격도는 92.99로, 지난 2월8일 기록한 94.02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김 애널리스트는 전했다.

이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실적과 수급조건을 함께 갖춘 낙폭과대 종목의 추천목록을 잇따라 제시하고 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25일까지 시장 하락폭이 과도하다고 생각한다면, 주가 하락폭이 크고 공매도가 많았던 '헤비쇼트' 종목들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하이닉스, 현대제철, 호남석유, 두산인프라코어, 한화케미칼 등을 추천했다.

그는 "상당한 규모의 공매도와 함께 주가가 크게 떨어진 종목들은 주가 반전 시 쇼트커버링(공매도 물량을 상환하기 위한 주식 매수) 유입에 따라 반등폭이 크게 나타날 수 있고, 지수가 추가 하락하더라도 기존 공매도의 차익 실현성 환매수 유입에 따라 낙폭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지난 12일부터 25일까지 누적 공매도가 유동주식수의 1%를 상회할 정도로 많았고, 최근 1~2주 동안 코스피 지수 대비 하락폭이 컸던 종목들을 선별했다는 설명이다.

신중호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시장 변동성이 높지만 밸류에이션 매력으로 접근한다면 중기 매수영역"이라며 "이익 전망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대차잔고도 함께 감소해 투자자들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될 수 있는 종목에 집중하는 것이 위험 관리와 이후 수익률 강화를 위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익 증가가 기대됨에도 불구하고 단기 급락에 따른 가격메리트가 발생했고, 추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적은 종목군으로 관심권을 압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현대하이스코, 대구은행, LG상사, 삼성엔지니어링, LG, CJ제일제당을 관심종목으로 추천했다.

아울러 추가적인 연기금 매수세 유입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까지 코스피 지수가 하락했다는 점에 비춰 '연기금 따라하기' 전략을 취해볼 만 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내 증시 PER 9.5배 이하에서 연기금이 매수 경향을 나타내는 매매패턴과 지난 25일 기준 12개월 예상 PER(8.5배)을 감안하면 추가적으로 자금을 집행할 가능성이 높은 구간이라는 설명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와 같은 급락 구간에서는 매수주체로 부각될 수 있는 연기금이 관심가진 업종을 살피고, 이와 발을 맞추는 투자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며 "연기금은 '인덱스 플레이어' 성향이 높아 시가총액 비중을 고려해 추가적인 매수전략을 세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업종별 시가총액 비중과 현재 연기금 매수금액 비중 차이가 클수록 추가적인 자금 유입을 기대해 볼 만 하다"고 예상했다.

그는 "가장 차이가 큰 업종은 기존 주도주인 IT업종이며 그 다음으로는 보험·금융·화학 업종 순서"라고 덧붙였다.
[분석] 증시 과매도권 진입 땐 어떤 종목 관심 가져야?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