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이라고 해서 달라질 건 없었어요. 초심을 잃지 않고 배운다는 자세로 라운드에 나섰어요. 가장 어렵다는 첫승의 단추를 뀄으니 앞으로 좋은 플레이를 지속적으로 보여 드리겠습니다. "

KLPGA투어 유일의 매치플레이 대회인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마지막날인 23일 강원도 춘천 라데나CC(파 72).'슈퍼 루키' 이정민(18 · 삼화저축은행 · 사진)과'백전노장' 문현희(27 · 하나금융)가 맞붙은 결승에서 이정민이 '1홀을 남기고 3홀 차'(3&1)로 승리했다. 10대의 패기가 20대의 노련미를 눌렀다는 평가다.

두 선수는 결승에 이르기까지 쟁쟁한 선수들을 누르며 파죽지세로 내달렸다. 앳된 얼굴의 이정민은 32강전에서 '국내 최강' 서희경(24 · 하이트)을 물리친 데 이어 16강에서 조윤희(29 · 토마토저축은행)를,8강과 4강에서 각각 김현지(22 · LIG)와 이보미(22 · 하이마트)마저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문현희도 강다나(20 · 코오롱엘로드) 조영란(23 · 요진건설) 유소연(20 · 하이마트) 조윤지(19 · 한솔)를 차례로 제압했다.

두 선수는 결승 전반 9홀에서 한 홀씩 주고받으며 똑같은 스코어를 기록했다. 이정민이 11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올 스퀘어(all square · 동률)' 상황은 이정민 쪽으로 기울었다. 이후 다시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다가 이정민이 16번홀(파3)과 17번홀(파4)을 잇따라 따냈다. 이정민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조윤지 등과 벌이고 있는 신인왕 경쟁에서도 한발 앞서게 됐다. 또 우승상금(1억원)을 추가,총 상금1억5800만원으로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이정민은 "져도 손해볼 게 없다고 생각하고 자신감 있게 샷을 한 결과가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3 · 4위전에서는 국내 투어 개막전인 '김영주골프여자오픈' 우승자인 이보미가 지난해 드림(2부)투어 상금왕 조윤지를 '4홀 남기고 5홀 차 승'(5&4)을 거둬 3위를 차지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