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ㆍ유가 급반전…기업 "한치 앞이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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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위기…경영계획 재점검
삼성은 올해 주요 경제지표로 원 · 달러 환율 1100원,금리는 AA-등급 3년 만기 회사채 기준 연 6.4%,국제유가는 배럴당 84달러를 전망했다. 지난해 9월 말 작성한 이 전망치를 토대로 각 계열사들은 2010년 사업계획을 작성했다.
주요 지표들은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삼성의 전망대로 흘러가는 듯했다. 원 · 달러 환율은 지난해 9월 1200원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달 말 10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두바이유 가격도 배럴당 83달러대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달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에다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 등이 맞물리면서 원 · 달러 환율은 1194원으로 치솟았다.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9달러대로 하락하면서 70달러 선이 무너졌다.
회사채 금리 역시 8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라 오름세를 타다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주말 AA-등급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연 4.51%였다.
이 같은 환경 변화는 수출 중심 국가인 한국 기업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환율이 오를수록 수출이 늘고,유가와 금리가 떨어질수록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 그런데도 기업들은 전혀 즐거워하지 않는 표정이다. 오히려 불안해 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영 환경을 재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말 작성한 사업계획을 유지해야 할지 아니면 바꿔야할지 결정하기 힘들 정도로 앞이 안보인다"고 털어놨다.
수출 대기업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수요 위축이다. 현대 · 기아차 관계자는 "유럽 현지 공장에서 차량을 직접 생산하고 있어 환율 급등락에 따른 영향은 작은 편"이라면서도 "다만 조금씩 호전 기미를 보이던 유럽 시장이 또 타격을 받아 수요가 줄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유럽 자동차 판매량은 폐차 인센티브 종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6.9% 감소한 117만1044대에 그쳤다.
수출 기업의 상당수는 원 · 달러 환율 급등으로 오히려 환차손을 입고 있다. 한 외환딜러는 "올 들어 국내 업체의 선물환 매도 평균 환율은 1150원 안팎"이라며 "환율이 이 수준으로 하락하지 않는다면 결산 때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분기 국내 기업은 205억달러어치의 선물환을 매도했다.
수입 업체들은 벌써부터 울상이다. 수입가격이 올라 국내 판매가격에 전가할 경우 상당한 마찰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업들이 경영계획을 작성할 때의 지나친 쏠림 현상도 문제라고 진단했다. 한 당국자는 "상황이 요즘처럼 급반전하면 경제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박준동/조재길 기자 jdpower@hankyung.com
주요 지표들은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삼성의 전망대로 흘러가는 듯했다. 원 · 달러 환율은 지난해 9월 1200원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달 말 10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두바이유 가격도 배럴당 83달러대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달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에다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 등이 맞물리면서 원 · 달러 환율은 1194원으로 치솟았다.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9달러대로 하락하면서 70달러 선이 무너졌다.
회사채 금리 역시 8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라 오름세를 타다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주말 AA-등급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연 4.51%였다.
이 같은 환경 변화는 수출 중심 국가인 한국 기업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환율이 오를수록 수출이 늘고,유가와 금리가 떨어질수록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 그런데도 기업들은 전혀 즐거워하지 않는 표정이다. 오히려 불안해 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영 환경을 재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말 작성한 사업계획을 유지해야 할지 아니면 바꿔야할지 결정하기 힘들 정도로 앞이 안보인다"고 털어놨다.
수출 대기업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수요 위축이다. 현대 · 기아차 관계자는 "유럽 현지 공장에서 차량을 직접 생산하고 있어 환율 급등락에 따른 영향은 작은 편"이라면서도 "다만 조금씩 호전 기미를 보이던 유럽 시장이 또 타격을 받아 수요가 줄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유럽 자동차 판매량은 폐차 인센티브 종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6.9% 감소한 117만1044대에 그쳤다.
수출 기업의 상당수는 원 · 달러 환율 급등으로 오히려 환차손을 입고 있다. 한 외환딜러는 "올 들어 국내 업체의 선물환 매도 평균 환율은 1150원 안팎"이라며 "환율이 이 수준으로 하락하지 않는다면 결산 때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분기 국내 기업은 205억달러어치의 선물환을 매도했다.
수입 업체들은 벌써부터 울상이다. 수입가격이 올라 국내 판매가격에 전가할 경우 상당한 마찰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업들이 경영계획을 작성할 때의 지나친 쏠림 현상도 문제라고 진단했다. 한 당국자는 "상황이 요즘처럼 급반전하면 경제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박준동/조재길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