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24 · 키움증권)이 나흘 내내 60대 타수를 기록하며 시즌 첫승을 올렸다.

배상문은 23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GC 오션코스(파72)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SK텔레콤오픈(총상금 9억원)에서 4라운드 합계 22언더파 266타를 기록,1~3라운드 선두 김대현(22 · 하이트)을 제치고 역전우승을 차지했다.

22언더파는 KPGA투어 '72홀 최다 언더파'(23언더파)에 1타 모자라는 기록이다. 배상문은 마지막 홀에서 타이기록을 낼 수 있는 기회를 맞았으나 5m거리의 버디퍼트가 홀을 외면했다. 2007년에 이어 3년 만에 이 대회 우승컵을 되찾은 배상문은 우승상금 2억원을 받아 상금랭킹 2위로 올라섰다. 2004년 프로데뷔 후 통산 7승째.

배상문은 이번 대회에 세계 랭킹 50위 내의 미국PGA투어프로 2명이 출전했는데도 나흘 동안 버디 26개,보기 2개,더블보기 1개로 흠잡을 데 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거리는 김대현에게 10~15야드 뒤졌으나 결정적 순간 버디퍼트를 넣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배상문은 "비가 오면 장타자가 유리하지만 바람까지 불면 볼 컨트롤이 관건이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을 갖고 임했다"며 "버디를 잡고 공동 1위가 된 7번홀과 어렵사리 파를 잡은 16번홀이 승부처였다"고 말했다.

비가 오락가락했는데도 갤러리들은 최경주(40)-김대현-배상문으로 짜인 챔피언조에 몰렸다. 3라운드까지 김대현이 배상문에게 3타 앞선데다 페어웨이가 축축해 '장타자' 김대현의 우승가능성이 커보였다.

평균거리 315야드의 김대현은 그러나 '장타력'때문에 두 번의 실수를 하며 선두 자리를 내주고 2위에 머무르고 말았다. 그러나 최근 두 대회에서 우승과 2위를 차지함으로써 배상문 김경태(24 · 신한은행)와 함께 최경주-양용은을 이어갈 한국남자골프의 간판 주자로 떠올랐다. 2위 상금 1억원을 받은 김대현은 시즌 상금 3억2914만여원으로 랭킹 1위를 지켰다.

최경주는 자신이 지난 겨울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로 불러들여 '한수' 가르쳤던 배상문 김대현에게 1타차까지 쫓아갔으나 더 이상 간격을 좁히지 못하고 3위에 머물렀다. 위기 때도 파를 세이브하며 미국PGA투어의 면모를 보여준 최경주는 "최종일 비 바람속에서도 5타를 줄인 것에 만족한다. 뛰어난 후배들과 함께 한 주를 재미있게 보냈다"며 곧바로 미국으로 향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