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도 아닌 일반 주식형펀드가 6개월 동안 500%의 수익을 내는 일이 가능할까. 투자한 나라의 증시가 폭등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인데도 한 해외 주식형펀드가 500%대의 초고수익을 기록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23일 금융정보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재팬1C-e'펀드의 최근 6개월 수익률(20일 기준)이 539.68%로 집계됐다. 올해 수익률(509.61%)과 3개월 수익률(505.37%)도 전부 500%를 웃돌고 있다. 해외 주식형펀드의 최근 6개월 수익률 평균이 -7.61%로 저조하고,수익률 2위인 '미래에셋맵스아세안셀렉트Q1'의 상승률도 21.14%인 점을 감안할 때 이해하기 힘든 고수익이다.

이 같은 황당한 고수익의 비밀은 작은 펀드 규모와 펀드 환매에 따른 착시효과에 숨어 있다. '한국투자재팬1C-e'는 온라인 판매 전용 펀드라 지난 3월 2일 설정액이 3034만9000원으로 극히 적었다. 하지만 당시 한 투자자가 3028만원을 환매하면서 설정액이 6만9000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이 투자자는 펀드에 가입한 지 30일도 안돼 환매한 탓에 수익금의 70%인 34만원을 환매수수료로 부담해야 했다. 환매수수료는 펀드 설정액에 합산되기 때문에 설정액이 6만9000원에서 40만9000원으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펀드 수익률을 산출하는 기준가가 1010원에서 5997원으로 껑충 뛰었고 1.05%였던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도 500%대로 폭등했다.

한국투신운용 관계자는 "운용 규모와 환매수수료로 인한 착시현상이 일어나 투자자들이 오해할 소지가 있다"며 "4월에 결산해 기준가가 다시 1000원으로 내렸기 때문에 최근 한달 수익률은 -7.85%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