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수주잔량 기준으로 세계 1위 조선사에 올랐다. 1974년 창사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다.

20일 영국 조선 · 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806만5000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의 수주잔량을 확보,현대중공업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현대중공업의 수주잔량은 울산과 군산조선소를 합쳐 삼성중공업보다 11만2000CGT 적은 795만3000CGT였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현대중공업의 수주잔량은 846만3000CGT로 삼성중공업보다 47만5000CGT가량 앞섰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에 이어 대우조선해양은 777만2000CGT의 수주잔량으로 세계 3위를 유지했다. 수주잔량은 누적 선박 수주량을 집계한 수치로 세계 조선업체들의 순위를 나타내는 지표로 쓰인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11만5000t급 유조선 9척 전량을 그리스 해운선사로부터 수주하는 등 신규 수주량을 크게 늘렸다. 2년여 만에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계약도 따냈다.

현대중공업은 플랜트 수주는 늘었지만 상선 물량은 줄었다. 그동안 악화된 조선 시황을 반영해 비조선 사업부문의 비중을 확대해 왔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처음으로 조선업 비중이 40%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플랜트 수주에 집중하면서 상선 수주물량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며 "하지만 5월 들어 수주한 선박 물량이 많기 때문에 다음달 집계되는 수주잔량 순위는 다시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