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석달 만에 1600선을 내주며 급락했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증시의 싼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을 믿고 '저가매수'에 나설 때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또 유럽발(發) 경제위기와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지수의 추가 조정 가능성을 열어 두고, 1570~1580선에서 주식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권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1580을 전후로 주식을 사야할 때"라며 "이는 한국기업들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약해진 게 아니라 여전히 탄탄해 추가 조정시 오히려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수의 지지선을 전고점 대비 -10%로 보고 1580 전후에서 매수하는 게 안전할 것"이라며 "기존 주도주였던 IT(정보기술), 자동차를 중심으로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한국증시의 펀더멘털은 좋은데 주요 매수주체인 외국인과 기관이 대내외 악재를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지수의 지지선은 2월 저점이었던 1570선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다만 "수급의 변동성을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워 '저가매수' 타이밍을 포착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지수 1600선에서 분할매수하는 전략이 적절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팔자'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지수의 추가 조정이 가능한 시점"이라면서도 "자동차 관련주와 한진해운, 호남석유 등 개별종목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어 1600선 전후에서 이들 업종에 대한 분할매수가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