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시장, 과열에서 '옥석 가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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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부진으로 주춤…만도 성공으로 안도
강남 큰손들은 사모펀드 조성해 투자 나서
강남 큰손들은 사모펀드 조성해 투자 나서
불안한 증시 상황 속에서 시중자금이 대거 몰렸던 기업공개(IPO) 공모시장이 만도 재상장을 계기로 안정을 되찾고 있다. 삼성생명이 공모가를 밑돈 데다 환영철강이 돌연 공모를 철회하면서 IPO시장마저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으로 주춤거리는 듯했다. 하지만 만도가 상한가로 데뷔하면서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강남 '큰손'들이 삼성생명 청약 이후 공모시장에 뭉칫돈을 지속적으로 넣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시장이 어렵고 마땅한 투자처가 보이지 않을수록 불패 신화를 자랑했던 공모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는 방증이다.
◆만도,공모시장 우려 씻어내
만도가 상장 첫날인 19일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거래를 마치자 공모 투자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상 최대인 20조원이 몰렸던 삼성생명에 이어 만도마저 흔들릴 경우엔 시중 부동자금의 대안 투자처로 부상한 공모시장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도는 9만7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이후 상한가인 11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8만3000원) 대비 수익률이 34.3%에 이른다.
만도의 '화려한 데뷔'는 불안했던 공모시장에 대한 우려를 씻어주고 있다. 직전에 상장한 삼성생명과 우리스팩1호는 각각 공모가를 밑돌면서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 주 청약 예정이던 환영철강이 기관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가 기대 이하로 나타나 IPO를 전격 철회하면서 공모시장이 갑자기 얼어붙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유럽 재정위기 불안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삼성생명 이후 공모시장에는 시중 부동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됐다. 만도 청약 증거금이 6조2067억원에 달했고 코스닥 상장 예정인 인피니트헬스케어와 모바일리더에도 각각 1조6291억원,6722억원이 몰렸다. 청약 경쟁률은 각각 700 대 1 안팎에 이른다. 신동민 대우증권 IPO팀장은 "최근 공모시장은 삼성생명 청약 당시 지나치게 과열됐다가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삼성생명의 부진이 심리적으로 악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지만 만도와 같이 증시에서 주목되고 있는 자동차부품이나 반도체장비 등의 업종이 IPO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남 큰손,공모주 사모펀드 성행
공모주 청약에 대한 강남 큰손들의 애정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삼성생명과 만도 공모에 뭉칫돈을 넣었던 이들은 공모주 사모펀드까지 조성하며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이다.
하나금융그룹 웰스매니지먼트(WM)센터는 올초만 해도 공모주에 청약하는 사모펀드 규모가 60억원 정도였으나 현재 500억원으로 9배 가까이 불어났다. 국내와 홍콩 공모주에 투자하는 삼성증권의 '글로벌 공모주' 사모펀드에도 지난달 모집을 시작한 지 보름 만에 1500억원이 몰렸다. 같은 달 국내 공모주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설정한 국민은행도 한 달 만에 500억원을 끌어모았다. 류남현 삼성증권 테헤란지점 부장은 "시장이 불안하지만 그만큼 향후 공모가가 낮게 책정돼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며 "사모펀드에 대한 수요가 많은 것은 기관을 통해 공모주 청약 물량을 많이 배정받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모시장에 자금이 지속적으로 몰리는 것은 유동 자금을 굴릴 만한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이다. 조원철 하나금융그룹 WM본부 매니지먼트팀장은 "증시 변동성은 크고 초저금리인 상황에서 고객들은 대개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공모주 청약에 대해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모주 청약 불패신화에 대한 학습효과도 하나의 요인이다. 실제 올 들어 신규 상장한 29개사 가운데 시초가가 공모가를 밑돈 새내기주는 동아체육 차이나하오란 등 5곳에 불과했다.
신동익 한국투자증권 신역삼지점장은 "삼성생명 청약 때는 자산가들이 대출을 받아가면서 무리하게 청약에 참여했지만 만도부터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유동성 자금 등의 한도 내에서 옥석을 가려가며 신중하게 투자하려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조진형/서보미 기자 u2@hankyung.com
강남 '큰손'들이 삼성생명 청약 이후 공모시장에 뭉칫돈을 지속적으로 넣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시장이 어렵고 마땅한 투자처가 보이지 않을수록 불패 신화를 자랑했던 공모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는 방증이다.
◆만도,공모시장 우려 씻어내
만도가 상장 첫날인 19일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거래를 마치자 공모 투자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상 최대인 20조원이 몰렸던 삼성생명에 이어 만도마저 흔들릴 경우엔 시중 부동자금의 대안 투자처로 부상한 공모시장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도는 9만7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이후 상한가인 11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8만3000원) 대비 수익률이 34.3%에 이른다.
만도의 '화려한 데뷔'는 불안했던 공모시장에 대한 우려를 씻어주고 있다. 직전에 상장한 삼성생명과 우리스팩1호는 각각 공모가를 밑돌면서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 주 청약 예정이던 환영철강이 기관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가 기대 이하로 나타나 IPO를 전격 철회하면서 공모시장이 갑자기 얼어붙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유럽 재정위기 불안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삼성생명 이후 공모시장에는 시중 부동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됐다. 만도 청약 증거금이 6조2067억원에 달했고 코스닥 상장 예정인 인피니트헬스케어와 모바일리더에도 각각 1조6291억원,6722억원이 몰렸다. 청약 경쟁률은 각각 700 대 1 안팎에 이른다. 신동민 대우증권 IPO팀장은 "최근 공모시장은 삼성생명 청약 당시 지나치게 과열됐다가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삼성생명의 부진이 심리적으로 악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지만 만도와 같이 증시에서 주목되고 있는 자동차부품이나 반도체장비 등의 업종이 IPO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남 큰손,공모주 사모펀드 성행
공모주 청약에 대한 강남 큰손들의 애정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삼성생명과 만도 공모에 뭉칫돈을 넣었던 이들은 공모주 사모펀드까지 조성하며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이다.
하나금융그룹 웰스매니지먼트(WM)센터는 올초만 해도 공모주에 청약하는 사모펀드 규모가 60억원 정도였으나 현재 500억원으로 9배 가까이 불어났다. 국내와 홍콩 공모주에 투자하는 삼성증권의 '글로벌 공모주' 사모펀드에도 지난달 모집을 시작한 지 보름 만에 1500억원이 몰렸다. 같은 달 국내 공모주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설정한 국민은행도 한 달 만에 500억원을 끌어모았다. 류남현 삼성증권 테헤란지점 부장은 "시장이 불안하지만 그만큼 향후 공모가가 낮게 책정돼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며 "사모펀드에 대한 수요가 많은 것은 기관을 통해 공모주 청약 물량을 많이 배정받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모시장에 자금이 지속적으로 몰리는 것은 유동 자금을 굴릴 만한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이다. 조원철 하나금융그룹 WM본부 매니지먼트팀장은 "증시 변동성은 크고 초저금리인 상황에서 고객들은 대개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공모주 청약에 대해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모주 청약 불패신화에 대한 학습효과도 하나의 요인이다. 실제 올 들어 신규 상장한 29개사 가운데 시초가가 공모가를 밑돈 새내기주는 동아체육 차이나하오란 등 5곳에 불과했다.
신동익 한국투자증권 신역삼지점장은 "삼성생명 청약 때는 자산가들이 대출을 받아가면서 무리하게 청약에 참여했지만 만도부터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유동성 자금 등의 한도 내에서 옥석을 가려가며 신중하게 투자하려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조진형/서보미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