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 기아자동차는 올해 중형급 하이브리드카를 출시해 친환경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목표다. 직분사 엔진 장착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차량 경량화로 연료 효율성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중 · 장기적으로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와 같이 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차로 라인업을 대체할 계획이다.

◆친환경차 개발에 4조원 이상 투자

현대 · 기아차는 친환경차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오는 2013년까지 친환경차 개발 부문에만 총 4조1000억여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하이브리드카 · 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개발에 2조2000억원,고효율 엔진 및 변속기 · 경량 소재 개발에 1조4000억원,각 공장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시설투자 목적에 5000억원 등을 투입할 계획이다.

우선 2012년 친환경차 대량 생산체제를 구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그린카 4대 강국 진입'을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연간 278만t 수준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같은 해 262만t 규모로 6%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전자 등 전 · 후방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 증대로 이어져 2013년 고용창출 효과가 1만2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글로벌 전략차인 쏘나타 하이브리드

현대 · 기아차는 작년 세계에서 처음 액화석유가스(LPG)를 활용한 준중형급 하이브리드카를 선보인 데 이어 연내 2000cc급인 신형 쏘나타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대한다.

현대차는 올 10월부터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미국 시장에 먼저 선보인다. 글로벌 전략 모델이란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연비가 일반 휘발유 모델보다 60~70% 개선된 ℓ당 2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와 달리 저속 단계에서 내연엔진의 도움 없이 전기모터 만으로 주행할 수 있는 풀하이브리드 방식이다. 내년 초부터는 국내에서도 판매한다. 기아차 역시 K5 하이브리드를 별도로 개발,국내외 시장에서 판매할 준비를 하고 있다.

◆2012년부터 수소전지차 조기 실용화

현대 · 기아차는 2012년부터 연료전지차를 생산,조기 실용화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올해부터 연료전지차의 시범운행 대수를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포함해 총 500대로 확대한다. 소량 생산체제를 구축한 뒤 2012년부터 연 1000대를 양산한다는 목표다.

내년부터 전기차를,2013년부터 가정에서 쉽게 충전해 탈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각각 생산하기로 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가정의 전기 코드로 충전하는 방식의 친환경차다.

현대 · 기아차는 2018년에 하이브리드카를 연 50만대,연료전지차를 연 3만대씩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같은 해까지 3만7000여 명의 고용 및 7조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30년부터는 연료전지차를 연 100만대씩 양산한다는 전략이다.

◆먼지 날리지 않는 '녹색 제철소'

현대제철이 지난달 완공한 충남 당진 일관제철소에 있는 '밀폐 원료처리시설'은 대표적 녹색 설비다. 당진 일관제철소의 밀폐 제철원료 처리시스템은 원형 5동과 선형 4동 등 총 9동의 원료저장고로 구성돼 있다. 각 건물의 지붕 지름은 130m,높이는 65m로 흡사 돔형 야구장을 떠올리게 한다.

지금까지 제철소들은 야적장에 철광석 · 유연탄 등 원료를 쌓아놓고 퍼다 쓰는 탓에 '비산 먼지'를 유출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현대제철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06년 일관제철소 착공을 앞두고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밀폐 저장고'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이후 3년여 만에 결실을 봤다.

전 세계 제철소 중 원료를 실내에 보관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막대한 추가 투자비용 때문이다. 당진 일관제철소 건설 과정에서 투입된 환경투자비는 5300억원으로 전체 투자비 6조2300억원의 8.5%에 달했다. 그 대가로 현대제철은 세계 철강사에 '녹색 제철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와 함께 '그린 제철소'의 전형으로 떠올랐다.

조재길 /장창민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