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통계 살펴보니] 가계소득·소비 모두 크게 늘어…月372만원 벌어 303만원 썼다
지난 1분기 가계지출이 200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수출증가 경기회복→소득증대→가계소비 증가→경기회복 확대…'의 선순환으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모든 소비지출 항목이 증가세를 보일 만큼 민간 소비회복의 탄력이 강하다.

◆늘어난 소득만큼 지출 늘려

2인 이상 전국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1분기 303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가계수지 흑자액은 69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늘어난 소득만큼 지출도 늘렸다는 얘기다.

처분가능소득에 대한 소비지출 비율인 평균 소비성향은 77.2%로 1.6%포인트 상승했다. 김신호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증가한 소득을 모두 소비한 것은 경기가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월평균 명목소득은 372만900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7.3% 증가했다.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래 최고치인 2007년 4분기(7.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물가상승률을 제거한 경상소득은 7.1% 늘어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가계지출도 월 303만7000원으로 9.1% 늘어 역대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소비지출은 9.5% 늘면서 역시 최고치를 나타냈다. 마이너스를 기록한 작년 1분기(-3.6%)의 기저효과가 컸지만 작년 2~4분기에 1.5%,2.7%,7.3% 등에 이어 증가폭을 키웠다.

◆부자들 지갑 제대로 열렸다

2006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소비지출 12개 항목이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주거 · 수도광열(13.9%),가정용품 · 가사서비스(17.8%),교통(17.0%),오락 · 문화(18.3%) 항목은 두 자릿수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부자들의 씀씀이가 두드러졌다. 월소득 상위 20% 계층의 1분기 가계수지 흑자액은 261만64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소득은 797만7300원으로 7.4%,가계지출은 536만900원으로 10.3% 각각 늘었다. 소득 가운데는 사업소득이 134만2600원으로 18.7% 급증했다.

상위 20% 계층의 소비지출 증가율은 11.1%로 중위 또는 하위 소득 계층보다 높았다. 금융위기 여파로 작년 1분기에는 상위 20%의 소비 증가율이-3.6%로 떨어졌다가 2분기 0.3%,3분기 5.3% 상승세로 전환되더니 4분기 12.3%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급등세를 보였다.

상위 20% 계층의 소비지출은 전 부문에서 늘었다. 가정용품 · 가사서비스가 15만8000원으로 21.3% 급증했고,교육비(78만4100원,17.0%) 오락 · 문화(24만1200원,16.3%) 음식 · 숙박(44만6000원,10.5%) 등 내구재 구입과 여가 소비지출도 크게 늘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