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동락] 바닷바람 가르고 세일링…스트레스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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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투자증권 요트동호회 '팀 크라켄'
매주 토요일 수영만서 '구슬땀'
가족·외국인 초청 체험 기회
매주 토요일 수영만서 '구슬땀'
가족·외국인 초청 체험 기회
지난 5일 부산 광안리 앞바다. 어린이날이지만 자녀들의 원성을 잠시 뒤로한 채 하이투자증권의 요트 동호회인 '팀 크라켄' 회원들은 바다로 나왔다. 15개 팀이 참가하는 순수 동우인 대회인 오광대회(오륙도~광안대교 회항)가 불과 나흘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을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회원들은 올해 우승에 대한 열망을 어느 때보다 불태웠다. 하지만 이 대회는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아 무산돼 아쉬움이 컸다.
바다 위 요트에서 팀장이 "태킹(바람을 마주한 상태의 방향전환)!"을 외치면 모두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시속 15㎞의 바람을 마주보고 항해하던 요트의 돛이 순식간에 반대편으로 펼쳐지고 요트는 순간 90도로 미끄러지듯 전환하며 푸른 물살을 가른다.
어느덧 붉은 해가 기울어 황령산 자락에 걸려있고,그 앞에 광안대교가 웅장히 펼쳐져 있다. 조용한 미풍으로 미끄러지듯 달리는 요트 위에서 보면 아름다움은 빛을 더한다. 바다와 바람,그리고 사람이 만나 자연을 배우고,자연 속에서 하나가 되어 서로를 포용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곤 한다.
요트 동호회라고 하면 흔히 '귀족' 동호회가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영화에서 나오는 레저용 호화 요트가 아니라 경기를 위해 만들어진 레이스용 요트를 탄다. 우리 동호회도 처음에는 요트가 없어 매번 요트를 빌려 연습을 했다. 그러다 창단 4년 만인 2008년 지금의 '크라틴 호'를 마련했다. 일본에서 저렴하게 사온 중고 요트지만 회원들의 보물 목록 1호다. 요트와 바람만 있다면 돈을 들이지 않고 바다를 항해할 수 있는 게 요트 동호회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신영기 동호회 회장(울산 남목지점 부장)은 "요트는 바람을 이용해 움직이는 것으로 자연을 거스르기보다 순응하는 법도 배울 수 있다"며 "주말에 동호인들과 땀흘리고 바닷바람을 가르고 세일링할 때 업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고 말했다.
'팀 크라켄'은 2004년 결성됐다. 필자가 우연히 지인의 요트를 타본 뒤 세일링의 매력에 흠뻑 빠져 주위 동료들을 끌어모았다. 부산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회원 15명이 활동했으나 지금은 45명의 회원을 둔 어엿한 '전국구' 동호회로 성장했다. 동호회 이름은 영화 '캐리비언 해적'에서 언급되는 "크라켄(유럽지역의 바다 괴물)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에서 따왔다. 요트로 바다를 항해하면서 세계를 담겠다는 우리 회원들의 의지가 담겨있다.
동호회 회원들 대부분 초보자지만 각종 대회를 빼놓지 않고 참석한다. 회원들은 대회에 참석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2008년 사하지점 원지은 회원과 동래지점 윤수진 회원은 해운대 해수욕장 앞에서 열린 '2008년 부산컵 요트대회'에 참가해 클럽 3위를 차지했다. 창원지점의 장용호 대리도 2007년 부산(한)~대마도(일) 간 장보고 요트레이스에 처녀 출전해 5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2007~2008년 '장보고컵'에 출전해 일본 대마도에서 경기를 치르는 등 다수의 대회 경험을 지니고 있다. 오는 8월 해운대 앞바다에서 일정 거리를 순환하는 '부산컵'에 출전할 예정이다.
팀 크라켄 동호회는 매주 토요일마다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모임을 갖는다. 요트 경기는 체력이 밑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날은 체력 단련을 하거나 경기 연습을 하며 구슬땀을 쏟는다. 하지만 두 달에 한 번 갖는 정기모임에는 전국에서 회원들이 참석해 요트를 타고 정보를 교류한다. 한국에 낯선 요트 문화를 전파하는 것도 우리 동호회의 주요 활동 가운데 하나다. 회원이 아닌 직원이나 가족들을 초청해 요트 세일링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지난해부터는 지인들이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초청해 한국의 아름다운 바다를 알리고 있다.
박성종 팀 크라켄 고문(부산 남천지점 선임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