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산전은 국내에서 '전력IT'라는 용어를 처음 쓰기 시작한 기업이다. 전력과 IT가 융합하는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를 논할 때 이 회사를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그만큼 기술력도 으뜸으로 꼽힌다. 전력IT라는 용어조차 생소했던 1998년부터 뚝심 있게 기술을 연구하고 축적해 세계적 선도 기업의 반열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부터의 활약상이 눈에 띈다. 미국,말레이시아,독일 현지의 굵직한 기업들과 잇따라 사업협력을 맺으면서 세계 스마트그리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지난해 9월 미국 실버스프링네트웍스와 사업협력의향서(BCA)를 체결한 것은 미국 진출에 한발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됐다. AMI(원격검침) 통신 인프라기업인 실버스프링네트웍스는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이 25%로 가장 많다.

이번 계약은 LS산전이 개발한 스마트 미터에 이 회사의 통신 모듈을 적용해 완전 현지화된 스마트 미터를 생산하는 것이 목적. LS산전은 앞서 지난해 6월부터 한전 전력연구원과 'AMI 시스템'의 공동개발에 나서면서 스마트 미터 기술력의 우월함을 입증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말레이시아 내무부 산하 SI업체인 센티엔웨이브와 스마트그리드 및 그린비즈니스 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동남아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이를 통해 LS산전은 말레이시아 시장에 AMR(원격검침시스템), AMI(스마트검침인프라), LED조명,태양광 발전시스템 등 스마트그리드 및 그린비즈니스 제품과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올 2월에는 세계 1위 전력용 반도체업체인 독일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와 AMI,고압직류송전,전기차용 충전 인프라 등과 관련한 사업협력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국내에서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말 정부의 스마트그리드 핵심사업 일환으로 착공된 제주 실증단지에서 한전컨소시엄을 통해 스마트홈ㆍ빌딩,전기차 충전소,신재생에너지 출력안정의 세 분야 사업에 모두 참여하는 기업으로 선정돼 위상을 높였다.

스마트그리드와 연계되는 미래형 자동차 전장품 사업에서의 성과도 눈부시다. 지난해 초 이탈리아 전기차 개조업체로부터 전기차용 인버터 PCU를 110대분 수주 받아 납품했고,올 2월 미국 피닉스사와 사업협력 MOU를 체결했다.

또 국내 레오모터스와도 사업협력 MOU를 체결해 현재 시범 시행을 앞두고 있는 대구시 전기버스 사업과 일본 수출 사업에 전기차 전장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미 GM으로부터 전기차의 배터리 차단 스위치를 수주 받아 올 하반기 공급을 계획 중이다.

한편 LS산전은 2012년까지 그린비즈니스 분야에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2015년 매출 2조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그린비즈니스 전략과 비전을 세웠다. 현재 전체 매출의 10% 수준인 그린비즈니스 매출을 2015년에 47%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그린카 전장품,전력용반도체 모듈,연료전지,LED,에너지저감건물 분야의 사업을 본격 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