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오공이 구름을 탄듯 스르르 미끄러지는 느낌입니다. 열차나 지하철이 못오르는 가파른 경사도 무리없이 달립니다. "

3일 오후 3시10분 대전시 유성구 장동 한국기계연구원 연구동.2013년 인천공항 교통센터와 인천공항철도 용유역 6.11㎞에서 시범운행될 국산 자기부상열차(사진)가 처음으로 공개돼 시범운행에 들어갔다.

우리나라에서는 1993년 대전 엑스포 기간에 국내 최초로 개발한 자기부상열차가 운행한 적은 있지만,상업운행을 하지는 않았다. 현재 도시형 자기부상열차의 상업운행은 일본 나고야시와 외곽 8.9㎞를 잇는 나고야 자기부상열차(최고속도 시속 100㎞) 뿐이다.

전통 도자기 형상의 2량 길이(1량 길이 13m)의 시범운행 열차 문이 열리자 기자단과 기계연구원 관계자들이 일제히 차량에 올랐다. 시동을 걸자 '관성의 법칙'에 의해 약간 몸이 옆으로 쏠리는 듯 하더니 1.3㎞의 시범구간을 최고 시속 60㎞로 달렸다. 마찰과 소음이 거의 없어 '물 위를 미끄러지듯' 달린 느낌이다. 설계상 최고 속도는 시속 110㎞.폭과 길이는 각각 2.8m,13m로 열차나 지하철(폭 3.2m,길이 18m 이상)보다 좁고 짧다.

신병천 자기부상열차 실용화사업단 단장은 "철로와 닿지 않아 같은 칸 맨끝에서 통화를 하면 맨 끝에 있는 승객이 내용을 알아들을 정도로 조용하다"며 "마찰이 없어 전력이 많이 사용되지만 유지보수비는 일반 경전철의 60~7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상용화에 앞서 첫 시범운행인 만큼 1.3㎞ 구간 내내 급격한 곡선주행과 경사지를 달리며 성능을 시험했다. 출발 후 100m를 지나자 시속 30㎞의 속도를 내며 180도로 휘어지는 시험구간을 큰 흔들림 없이 지났다. 이 구간을 지난 열차는 3방향 분기점을 지나 60도로 꺾이는 구간까지 내달렸다. 곡선구간을 지날 때 열차는 시속 25~30㎞로 속도가 줄었다.

곡선구간을 지나 50m의 직선구간을 달린 자기부상열차는 내리막과 오르막을 통과했다. 4%의 내리막길 100m를 내려간 뒤 곧바로 200m쯤 6%의 오르막길을 무리없이 달렸다.

2013년 시범운행을 거쳐 지자체에 공급될 자기부상열차의 가격은 얼마일까. 박 팀장은 "실험단계에서 4500억원이 투자됐다"며 "자기부상열차를 생산할 현대로템㈜이 결정하겠지만 열차 1량당 20억~25억원에서 판매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