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재정지원 지연 가능성, 두산 그룹의 자금난 소식 및 골드만삭스 이슈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민간소송에 이어 형사소송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대한 영향으로 코스피가 3일 1% 넘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리스 재정지원 문제는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지만 SEC의 소송은 골드만 뿐만 아니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해외발 악재가 그리스에서 골드만 이슈로 넘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에 대한 소송이 1월에 나타난 오바마의 금융규제안의 연장선상이라면 당시 단기적인 충격에 그쳤다는 학습효과로 인해 시장에 대한 영향력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골드만 사건으로 인해 우려하는 것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인한 외국인의 이머징마켓에 대한 자금이탈 가능성인데, 이 또한 아직은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이머징 포트폴리오 펀드리서치(EPFR)의 자금 흐름 데이터를 살펴보면 소버린 리스크가 제기되고 있는 유럽관련 펀드는 자금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반면 경기 회복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미국과 이머징마켓으로는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어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대한 우려는 아직은 시기상조로 판단된다.

이번주에 발표될 미 ISM 제조업지수도 전월대비 59.6에서 60.0으로 미 ISM 비제조업 지수는 55.4에서 56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경제지표의 발표는 미국 금융주에 대한 우려를 희석시키며 여전히 미국 제조업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다만 두산그룹주의 급락세는 다소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건설의 자금악화설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그룹주가 모두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했는데 두산 그룹주의 급락과 관련한 문제는 건설사에 대한 자금 악화 우려로 번질수도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2008년 리먼사태와 같은 극단적인 위기를 겪은 다음 위기가 또다시 찾아오기 힘들다라는 증시 격언처럼 위기 이후 경기 회복의 진통으로 여기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주 증시도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그 동안 수급적으로 지수의 발목을 잡아왔던 주식형 펀드의 물량도 원활히 소화된 것으로 판단되며, 외국인을 비롯한 국내 연기금의 매수 대기물량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IT(정보기술)와 자동차의 비중 축소는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하며, 이에 더해 원자재 가격의 상승 수혜를 받을 수 있는 화학, 에너지 및 업황이 턴어라운드 하고 있는 기계, 운송 업종에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