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세계 휴대폰 시장은 기존 판매량 중심의 순위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지는 변곡점을 맞았다. 스마트폰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업체들 간 희비가 엇갈렸고,판매량에선 중국 업체들의 급부상도 주목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미국 애플,캐나다 리서치인모션(림 · RIM)과 같은 업체들은 탄탄한 수익과 함께 판매량에서도 전통의 강자인 모토로라까지 앞섰다. 지난 1분기 아이폰을 앞세운 애플의 순이익은 90% 증가한 30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림 역시 블랙베리를 앞세워 휴대폰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다. 자체 회계기준으로 볼 때 이 회사의 지난 분기(작년 12월~올해 2월) 순이익은 1년 전 같은 때보다 37% 증가한 7억1010만달러였다.

기존 휴대폰 업계 '빅5' 가운데선 삼성전자만이 체면을 차렸다. 삼성의 지난 1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40% 정도 늘어난 6430만대였다. 휴대폰 사업부의 영업이익률도 두 자릿수(12%)를 유지했다.

중국 업체인 ZTE와 화웨이의 급성장은 주목할 만하다. 작년 4분기 두 회사의 휴대폰 판매량이 1000만대를 넘어섰고 지난 1분기에도 그 이상의 휴대폰을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노키아는 글로벌 점유율에서는 30% 중반대를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LG전자 역시 10% 안팎의 점유율을 지키고 있지만 영업이익률은 제로 수준(0.9%)까지 떨어졌다. 소니에릭슨과 모토로라는 지난 1분기 각각 1050만대와 850만대를 파는 데 그치며 자존심을 구겼다.

판이 바뀌면서 휴대폰 업계에 더 이상 '빅5'는 없다는 진단이 나오기 시작했다. 시장조사 업체인 IDC는 노키아(36.6%) 삼성전자(21.8%) LG전자(9.2%) 등이 점유율 1~3위를 지켰고,림 소니에릭슨 애플 등이 뒤를 쫓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